
월드컵 경기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심판의 페널티킥 판정에 불만을 품은 골키퍼가 아예 골문을 비켜주며 선방을 거부했다. 경기 종료 후에는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3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유소년 대표팀 경기가 난투극으로 번졌다"며 "페널티킥을 막지 않은 뒤 선수들이 심판에게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15세 이하(U-15) 축구대표팀은 지난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U-15 월드컵 앤드 페스티벌 57~58위 결정전에서 볼리비아를 3-2로 꺾었다.
이번 대회는 올해 처음 개최된 FIFA U-15 월드컵으로, 기존 월드컵과 달리 8인제로 진행됐다. 경기 시간도 전·후반 각각 20분씩 총 40분이었다. 참가팀들은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A부터 F까지 6개 등급으로 나뉘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C조에서 2위를 차지해 B등급에 진출했다. 최종전에서 볼리비아를 꺾으며 전체 57위로 대회를 마쳤다. 참고로 한국은 최종 25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믿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됐다. 상황은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시간에 벌어졌다. 잉글랜드 공격수 에마뉘엘 파모쿤(웨스트햄)이 볼리비아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볼리비아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반칙이 발생한 지점이 페널티박스 바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볼리비아 선수들은 주심을 에워싸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급기야 코칭스태프까지 나섰다.
토크스포츠는 "볼리비아 코치 한 명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어와 실제 반칙이 발생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심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항의가 거세지자 볼리비아 코칭스태프 여러 명에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볼리비아 선수들은 뜻밖의 방법으로 항의에 나섰다. 잉글랜드의 파모쿤이 페널티킥을 준비하자 볼리비아 선수들은 페널티박스 주변이 아닌 터치라인 쪽으로 물러났다.
골키퍼의 행동은 더욱 놀라웠다. 그는 페널티킥을 막으려는 자세조차 취하지 않았다. 대신 골문 한쪽으로 이동해 골대 옆에 서 있었다. 사실상 상대에게 그냥 골을 넣으라며 길을 비켜준 셈이다.
토크스포츠는 "덕분에 파모쿤은 아무런 방해 없이 공을 골문 안으로 가볍게 밀어 넣었다"면서 "이 골은 결국 결승골이 됐다. 페널티킥이 성공한 지 불과 몇 초 뒤 심판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고 전했다.
이어 "잉글랜드 유소년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며 달려가는 동안 볼리비아 선수들은 심판을 향해 비꼬는 듯한 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볼리비아 선수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종료 후 더 큰 소동이 벌어졌다.
일부 볼리비아 선수들이 주심에게 달려가 거칠게 항의했다. 이를 발견한 잉글랜드 선수들은 승리 세리머니를 멈추고 심판이 있는 경기장 중앙으로 뛰어갔다.
토크스포츠는 "잉글랜드 선수들은 심판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간 것으로 보였지만, 곧 양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뒤엉키면서 큰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볼리비아 교체 선수 한 명은 심판에게 공격적으로 접근했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양 팀의 충돌은 관계자들이 나서면서 가까스로 진정됐다.
그러나 감정의 앙금은 여전했다. 매체는 "이후 잉글랜드 선수 여러 명이 볼리비아 선수들 앞에서 승리를 과시하듯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징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토크스포츠는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FIFA는 경기 감독관의 보고서를 받은 뒤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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