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파이어볼러' 배찬승(20)이 한국시리즈의 중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사령탑 박진만(50) 삼성 라이온즈 감독 역시 지난 9월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만개한 영건의 성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삼성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2회 총력전 끝에 3-2 진땀승을 거뒀다. 1차전 석패를 딛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 원점으로 맞춘 채 기분 좋게 안방 대구로 향하게 됐다. 적지에서 1승 1패를 거두겠다는 당초 목표를 완벽히 달성한 셈이다.
이날 팽팽했던 명품 투수전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이 바로 배찬승이었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크리스 페덱(삼성)과 고영표(KT)가 나란히 7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뒤 치열한 불펜 소모전이 이어졌다. 가장 압도적인 위력을 뽐낸 이는 최고 155km의 강속구를 꽂아 넣은 배찬승이었다. 살얼음판 승부처를 틀어막으며 값진 세이브를 수확했다.
정규시즌 35세이브로 구원왕에 올랐던 핵심 마무리 김재윤이 가을야구 직전 부상으로 이탈한 삼성에는 그야말로 천금 같은 호투였다.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불펜에서 힘을 보탠 '에이스' 원태인마저 4차전 혹은 5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뒷문을 지켜낼 배찬승의 등장은 삼성에 더없이 든든한 호재다.
특히 배찬승의 정규시즌 통산 세이브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지난 10월 6일 KIA전에서 기록한 것이 커리어 유일의 세이브였다. 프로 무대에서 클로저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스무 살 영건이 가장 큰 압박감이 짓누르는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생애 첫 '가을 세이브'를 따낸 것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도 불펜진의 활약을 돌아보며 배찬승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냈다. 박 감독은 대뜸 "배찬승이 많이 컸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오고 나서 너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며 흐뭇함을 드러냈다.
과거 약점으로 지적받던 제구 불안이 완벽히 잡혔다는 평가다. 박 감독은 "그동안 제구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아시안게임 이후 확실히 컸다. 그런 큰 경험이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짚었다.
매 경기 벤치 싸움이 치열한 단기전에서 강력한 구위를 갖춘 좌완 불펜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특히 김현수를 비롯해 최원준, 샘 힐리어드 등 리그 최정상급 좌타 라인을 보유한 KT를 상대로는 배찬승의 존재감이 더욱 절실하다. 박 감독 역시 "왼손 불펜이 이승민 한 명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며 "배찬승이 자기 역할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거침없는 155km 패스트볼로 세이브까지 챙기며 한국시리즈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제 몫을 입증한 배찬승이다. 9월 이후 한 단계 스텝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좌완 영건의 역투가 한국시리즈 업셋을 노리는 삼성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릴 강력한 기폭제로 떠올랐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