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동진! 권동진!"
12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상대 팀 선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승패가 결정된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서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쾌유를 기원했다. KT 위즈 내야수 권동진(28)이 경기 도중 타구에 눈을 맞고 쓰러지는 아찔한 사고 때문이었다.
KT는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1-12로 패했다. 정규시즌 창단 최다 90승을 거두며 1위에 올랐던 KT는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KT가 받아들인 충격은 패배만이 아니었다. KT가 1-11로 크게 뒤진 8회말 2사 1, 2루였다. 삼성 김영웅(23)이 강한 땅볼 타구를 날렸고, 유격수 권동진이 이를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바운드로 튄 타구가 하필 권동진의 눈 부위를 직접 강타했다.
충격을 받은 권동진은 그 자리에 쓰러졌고,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경기는 즉시 중단됐다. 놀란 선수들은 외야 쪽을 향해 구급차를 빠르게 들여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권동진은 의료진의 조치를 받았지만, 구급차에 실릴 때까지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우승을 눈앞에 뒀던 삼성 팬들도 이 순간만큼은 승리의 기쁨을 잠시 내려놓았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숨을 죽이고 쓰러진 권동진을 지켜봤다. 그리고 권동진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향하자 삼성 홈팬들이 자리한 3루 관중석에서부터 KT 원정 팬들까지 "권동진! 권동진!"을 외치기 시작했다.
권동진으로서도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그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시즌 삼성 선발 원태인(26)을 상대로 타율 0.429(7타수 3안타) 3타점에 2루타까지 기록했던 좋은 상대 전적이 선발 출전의 배경이었다.
실제로 3회초 무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 선취점의 발판을 놓았다. 5회초 1사에서도 원태인의 초구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5회말에는 수비 실책을 범하며 삼성의 대량 득점을 막지 못했지만, 타석에서는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끝내 마지막 이닝까지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
이날 KT에서는 베테랑 투수 우규민(41)도 부상을 당했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선두타자 박승규(26)의 타구가 1루 베이스를 맞고 튀는 과정에서 몸을 틀어 타구를 처리하려다 통증을 느꼈다. 다행히 우규민은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권동진은 경기 종료 후에도 정확한 부상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
KT 구단 관계자는 경기 후 "권동진 선수는 눈 쪽에 타구를 맞아 현재 정밀 검진을 받고 있다. 우규민 선수는 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