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은 '서울시 명예교사 1호' 자격증을 평생 자랑스러워했다. 실제로 그는 대한민국이 다 어렵던 시절 연예계에 우상 같은 인물이었다."
김승수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교수(전 MBC PD)와 지난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배우 고(故) 조경환은 각별하다. 조연출로 활약했던 MBC 드라마 '수사반장' 때 인연을 맺은 후 1981년 첫 방송한 어린이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에 주인공으로 고인을 발탁한 주인공이 바로 김 교수다.
김 교수는 15일 오전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어제(14일) 상가에 갔다 왔더니 몸이 좋지 않다"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다 어렵게 말을 이었다.
"('호랑이 선생님' 주연배우였던) 황치훈도 많이 안 좋다. 최근에 문병을 갔다 왔다. 조경환씨도 자신이 암에 걸린 줄은 최근 들어서야 알았다"는 휴대폰 너머 그의 목소리는 아끼고 존경하던 연기자를 보낸 연출자의 마음 그 이상이었다.
"한 달 전 고인과 통화를 했는데 힘이 무척 없어보였어요. '어디시냐?' 물었더니 '병원에서 검사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정기검진인 줄 알았죠. 그저께 ('호랑이 선생님'에 출연했던) 배우 이연수한테 처음 부음을 들었어요. 내일 발인 때 또 찾아뵈어야죠."
김 교수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 6, 7월께 간경화로 병원을 찾았다. '미스터 한양대' 출신으로 평소 건강에는 자신 있던 그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정밀검사를 받은 후 8월께 곧바로 간암 판정을 받았다. 배우라 투병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러다 인천에 있는 병원에서 자택으로 옮긴 후 얼마 안 돼 운명을 달리했다.
김 교수는 "고인은 '미스터 한양대' 출신으로 몸에 자신이 있었던 만큼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수사반장'의 형사나 몇몇 영화에서 깡패로 나온 것도 이 같은 연기 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고인은 방송 당시 전국 교사들의 모델이자 모범이었던 '호랑이 선생님'의 허봉수 교사 역과 명예교사 1호 자격증을 가장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인은 지난 2008년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풍채 좋은 이미지, 이 모습이 호랑이 선생님과 맞았던 것 같다. 허봉수야말로 그 시대의 바람직한 초등학교 교사상"이라며 "당시 명예교사 자격증을 받고 어리둥절했다. 나도 모르게 연출자였던 김승수 PD가 추천했던 모양이다. 내가 대한민국 명예교사 1호라는 게 지금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고인이 평소 다정다감했으며 실제로 '호랑이 선생님'의 허봉수 교사처럼 살아온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상처 후 딸 하나를 잘 키우며 독신으로 지냈어요. 작고 며칠 전에는 이연수한테 전화를 걸어 '네가 (내가 키우는) 강아지를 키워다오. 안되면 다른 사람한테라도 꼭 맡겨 달라'고 말했을 정도였죠. 교수직(우석대 연극영화과)을 지낸 경력에 대해서도 '나는 (다른 연기자들과는 달리) 연금이 나온다'며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댄디하면서도 성실하게 평생을 살아온, 그야말로 허봉수 선생님 같은 인생을 사신 겁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