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이번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가 있었다. 그녀의 개그 도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기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지난 1일 첫 방송 이후 아직은 큰 반향을 이루진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웃찾사'의 거듭된 부진도 분명 존재하고 있고, 개그우먼 박은지에 대한 시선도 아직은 조심스러워 보인다. 그럼에도, 박은지와 두 개그맨은 코너의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박은지(30)는 새 코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그맨 이종수(32), 김민수(36)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박은지는 엉뚱하면서도 발랄하고 겁 없는 여기자로 분해 뱀파이어와 재미있는 상황 극을 만들고 있다.
최근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코너 연습을 막 마친 세 사람을 만났다.
김민수 "박은지의 '셀프 디스'는 이제 없을 것"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코너는 자신이 뱀파이어라 주장하는 한 남자와 그의 애완박쥐를 취재하려는 겁 없는 여기자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느끼한 목소리의 김민수와 귀여운 캐릭터의 이종수, 그리고 방송 진행을 통해 언론인의 모습을 띈 박은지 등 각자 역할에 맞게 콘셉트를 잡았다.
먼저 이 세 명이 함께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종수는 먼저 "사실 이 코너는 예전에 'tvN 코미디 빅리그' 개파르타 코너를 진행하면서 미리 구상했던 코너였다"고 말했다.
"'웃찾사'로 오면서 (김)민수 형과 새 코너를 마련하던 중 제작진과 함께 의논하면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 대한 구상을 얘기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죠. 마침 여자 게스트 출연에 대해서도 바로 (박)은지의 투입을 권해서 저희 입장에서는 좋은 제안이었어요."(이종수)
"사실 코너 특성상 약간 에로틱한 상황도 있어서 늘씬한 미녀 출연자가 출연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박은지가 극중 여기자 역할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김민수)
이종수는 이어 함께 박은지와 코너 연습을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사실 걱정도 됐는데 너무 연기를 잘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제는 그저 동료 남자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워낙 털털하고 적극적이어서 같이 호흡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죠. 우리끼리 회식도 했는데 예전 TV로 봤을 때 설렘은 이제 거의 없어졌어요(웃음). "
박은지도 '웃찾사'를 통해 처음으로 개그에 도전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사실 두 오빠들께서 잘 해주신 덕분에 저의 방송에서의 모습도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처음엔 물론 걱정 되게 많았죠.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도 약간 긴장했었는데 이번엔 아예 팀의 일원으로 활동해야 하는 거라서 더 그랬죠. 그래도 나름대로 개그에 대한 호기심도 많이 가지고 있었고 하면서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셔서 그런지 더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아요."
이종수는 특히 "박은지가 무대 앞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제가 개그맨 처음 할 때도 은지처럼 자신 있게 무대에서 연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대사가 틀린 적도 있었는데 연기로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세 사람은 또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향후 소재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민수는 먼저 "앞으로는 박은지의 '셀프 디스'가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은지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코너를 통해 자신의 과거 고교 시절 사진을 공개하고 성형을 직접 언급하는 등 '셀프 디스'로 웃음을 만들어내 눈길을 끌었다.
"은지가 워낙 무대에서의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저희 입장에서도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코너를 짤 생각이에요. 은지의 실제 성격이 무대에서 그대로 비쳐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계획이기도 하고요."(김민수)
김민수는 이와 함께 "'웃찾사' 등 여러 개그 프로그램들을 보는 시청자들이 다양하다고 생각한다"며 "코너를 결코 가볍게만 만들지 않고 밑도 끝도 없는 개그가 아닌, 뭔가 의미가 담긴 개그를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은지 "다양한 분야 활동, 노력하는 방송인으로 봐주셨으면"
앞서 '웃찾사'는 박은지와 투아이즈 멤버 한 명을 고정으로 각각 투입시키며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한 '웃찾사'의 새로운 시도였다.
일부 대중은 박은지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다양한 분야에 직접 뛰어들면서 연예계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용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여러 분야에만 겉도는 느낌이다", "본인 전공에나 더 열심히 노력해라" 등의 뼈 있는 비판의 시각 역시 존재했다.
이에 대해 박은지는 "자신을 향한 대중의 시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며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사실 여러 분야를 통해 방송 활동해오면서 저를 향한 비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분들은 '말을 하고 있지 않으면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말도 듣기도 했고요. 그래서 저도 나름대로 자제를 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고 더 나은 모습 보여주려고 반응들도 계속 체크했어요."
박은지는 이어 "MC, 예능, 연기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뭐든지 열심히, 잘 하는 방송인으로서 비쳐지도록 하는 게 내 목표"라며 "셀프 디스가 아닌 정말 개그 자체에 집중해 코너가 인기를 끌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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