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물의를 빚어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개그맨 이수근이 후배 윤형빈의 소극장 공연에서 녹슬지 않은 개그 감각을 뽐냈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윤형빈 소극장에서 개그 쇼 '관객들과 전쟁'란 타이틀로 오픈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소극장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이경규, 이수근, 이휘재, 김준현, 박휘순, 김지호 등 100여 명의 동료 개그맨들이 참석해 약 2시간 가까이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이수근이 지난 2013년 12월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자숙한 이후 갖는 첫 공식석상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앞서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를 통해 방송 복귀는 했지만, 공식석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무대에서 특유의 가짜 중국어 연기와 능청스러운 애드리브로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공연 도중 변기수, 윤형빈과 함께 등장한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 '너에게'에 맞춰 마치 중국어로 유창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코믹 연기를 펼쳐 웃음을 유발했다.
흰색 티셔츠에 카키색 모자를 눌러쓰고 다음 코너에 나타난 그는 '선배 개그맨' 역으로 후배들과 콩트를 선보였다. 공연 말미 후배들과 호흡하는 재치 있는 애드리브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근은 이날 개그 쇼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쉬는 동안 부산에서 6개월 정도 윤형빈과 같이 소극장 공연을 했었다"며 "윤형빈 소극장이 앞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소극장이 웃음을 많이 전파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한편 이수근은 지난 2013년 12월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2009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 3억7000만원의 돈이 걸린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했다.

이수근은 지난 5월 16일 tvN 'SNL코리아' 김병만 편에 게스트로 방송에 복귀했다. 또한 지난 6월 15일 첫 방송된 KBS N sports 당구 버라이어티 '죽방전설' MC로 방송 활동에 본격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편 '윤형빈 소극장'은 2012년 10월 부산 경성대 앞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개그공연 전용 소극장을 만들었다. 이번에 서울에 2호점을 여는 첫 번째 사례로 대학로에만 집중되어 있던 소극장 문화는 물론 개그계 안팎으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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