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모, 공백, 그리고 재출연까지. '복면가왕'이 한 번 출연했던 출연자는 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마저 깨는 무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았다.
2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클레오파트라' 김연우를 꺾은 '노래왕 퉁키'에 도전하는 복면 가수들의 '9대 가왕 결정전'이 그려졌다. 이날 무대에서 여가수 '고추아가씨'가 '퉁키'를 누르고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퉁키의 정체는 예상대로 이정이었다. 결과야 단순하게 묘사할 수 있지만, 내내 흥미진진한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날 무대에서는 4명의 복면 가수가 가면을 벗었다. 이정을 비롯해 더 포지션 임재욱, 노을의 강균성, 다비치 강민경이었다.
잠시 잊고 지냈던 파워풀한 가창력의 주인공 임재욱부터가 감격적이었다. 그는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알아본 이들이 있었다며 웃는 모습을 보였다.
강균성은 색다른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이 날만 두 가지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복면가왕'에 처음으로 두 번 나온 출연자였으며, 동시에 3라운드에 못 부를 노래는 승패와 상관없이 선보인 복면가수이기도 했다.
강균성은 앞서 '복면가왕' 정규 첫 방송에 출연했다가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당시 아쉬움을 갖고 다시 가왕에 도전한 것. 강균성은 2라운드에서 탈락하자 나얼의 '바람기억'을 3라운드 곡으로 준비했었다고 밝혔고, 관객들의 연호 속에 원곡보다 무려 두 키를 높여 '바람기억'을 불렀다. 강균성의 정체가 공개된 뒤 MC 김성주는 "한 번 나온 사람이 안 나올 것이라는 것조차 편견"이라며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다시 한 번 일깨웠다.
이해리의 가창력은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보컬듀오 다비치의 멤버지만 노래 실력보다 고운 외모로 더 주목받았던 그녀는 가면 속에서 절절한 감성을 살려 노래했다. 듣는 이를 절로 숨죽이게 한 순간이었다. 쉽사리 그의 존재를 예상해내지 못했던 판정단은 "노래를 그렇게 잘 하는 줄 몰랐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노래에는 관심을 안 가져주시더라"라고 토로했던 강민경은 "가수로서 평생 잊지 못할 칭찬을 들었다"며 행복해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퉁키' 이정이 정체를 공개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감흥은 남달랐다. 목 상태가 나빠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지만 '고추 아가씨'와의 표 차는 단 한 표. '복면가왕'에 나오기 전 가수를 계속해야 하나 고민했다는 이정은 "이제 절반은 내 노래를 좋아하시는 게 아니냐"며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겠다고 웃음지었다.
노래로 실력으로 재평가받은 가수들의 흐뭇한 표정은 지켜보던 이들까지 흐뭇하게 했다. 편견없는 무대로 가수를 재발견하는 '복면가왕'의 매력이 여지없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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