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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이' 김혜준 "나는 내 평범한 얼굴이 좋아요"[★FULL인터뷰]

'구경이' 김혜준 "나는 내 평범한 얼굴이 좋아요"[★FULL인터뷰]

발행 :

한해선 기자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해맑은 여자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처음이었다. 배우 김혜준(26)이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극본 성초이, 연출 이정흠)에서 연기한 연쇄살인마 케이(K)는 자신이 애착을 갖는 사람들이 '없애고 싶다'는 이들을 해맑은 얼굴로 죽이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모습으로 구경이(이영애 분)와 시청자를 소름돋게 만들었다. 귀엽고 가녀린 외모의 케이는 맛있는 케이크를 고르듯, 탐나는 쇼핑 아이템을 고르듯 별 고민 없이 살인을 저질러 '진짜 광기'를 보여줬다. 케이는 김혜준이 이영애와 맞서며 남긴, 여태껏 가장 강렬한 캐릭터였다.


'구경이'는 과거 강력팀 형사였지만 남편의 죽음에 자책을 느낀 후 방구석 게임 폐인이 된 구경이(이영애 분)가 보험사 팀장 나제희(곽선영 분)의 의뢰로 경수(조현철 분), 산타(백성철 분)와 B팀을 결성, 케이(김혜준 분)의 연쇄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해맑은 사이코패스 살인마 연기가 쉽지 않았겠다.


▶다른 살인마, 사이코패스와 다른 점을 둬야겠다고 생각을 따로 하진 않았다. 오버하게 될까봐 그랬다. 내가 생각한 케이대로 꾸몄고 가장 순수하고 해맑고 아이처럼 웃으려고 했다. 나의 해맑은 모습을 감독님이 원하셨다. 케이는 자신을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케이는 자신의 세상이 확실하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다. 내 세상에서 내가 사랑한 사람들이 있고 그 방식이 있다고. 내가 집착한 대상들이 있었다. 케이는 구경이쌤 등에게 애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케이가 감옥에서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끝났다. 이후의 케이는 어떻게 될까.


▶결국 케이는 변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죽일 놈을 내가 처리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최후에 이영애와 기차 안 격투신을 벌인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처음엔 대본에 싸운다고 나와있지 않아서 격투신이 나올 줄 몰랐다. 이영애 선배님과 현장에서 합을 맞춰서 연습했다. 케이가 구경이에 대해 치열하게 준비해서 모든 걸 쏟아부은 느낌이었다.


-'구경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가.


▶대본이 처음에 너무 재미있었다. 만화책 읽듯이 후루룩 읽었다.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고민도 정말 많이 했다. 케이는 난이도가 너무 높은 캐릭터였다. 그러면서 '이영애 선배님과 언제 상대역으로 연기해볼까' 생각하면서 이건 무조건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구경이'는 다른 드라마에 비해 어떤 점이 달랐다고 느꼈나.


▶나도 촬영하며 결과물이 궁금했는데 본방 첫방을 보고 놀랐다. 감독님이 생각한 게 이렇게 참신하고 귀여운 거란 걸 알고 현장에서 감독님을 더 믿고 갔던 것 같다.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케이의 연기가 그동안 연기한 캐릭터 중 몇 번째로 난이도 있는 캐릭터였을까.


▶물리적으로 회차가 많고 촬영 기간도 길었다. 힘들었던 건 신체적으로 2위이고, 촬영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중간 중간 힘든 시간도 있었다. 끝날 때 아쉬운 걸 보니 그래도 굉장히 행복하게 촬영한 것 같다.


-이영애와 투톱 주연으로 연기한 소감은?


▶왜 사람들이 '이영애 이영애' 말하는지 온 몸으로 느꼈다. '구경이'가 만들어지고 이끌어져 갔던 건 이영애 선배님의 힘이 컸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인데, 현장에서 친구처럼 대해주셨다. 나도 처음엔 선배님이 너무 톱스타셔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귀여운 언니로 느껴졌다. 선배님과 저녁 뭐 먹었는지 대화하면서 맛집 얘기도 나눴는데, 선배님이 '혜준이는 뭐 먹었어?'라면서 '언니 집에 자주 놀러와서 밥 먹어'라고 말해주셨다. 내가 초반에 감기에 걸렸을 때 선배님이 몸 괜찮냐면서 차도 챙겨주셨다.


-이홍내(건욱 역)와는 빌런 케미를 맞췄는데.


▶홍내 오빠가 내가 연기하는 모든 신에서 좋다고 하며 '엄지척 맨'으로 불렀다. 오빠는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무서워 보일까 함께 연구해줬다.


-'구경이'가 TV 시청률은 낮았지만 마니아가 있었다. 넷플릭스 시청 순위도 1위였다.


▶나는 대중들이 어떤 작품을 보는 형태가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다. 나도 OTT가 나오기 전부터 드라마를 했는데, 그때보다 '구경이'가 TV 시청률이 낮지만 체감 관심도는 더 높게 느꼈다.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주시고 SNS 반응만 봐도 화제성이 훨씬 높았다. 그래서 현장에서 즐겁게 힘을 얻어서 촬영했다. 시청자 반응으로는 구경이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껴보고 싶어서 몰아보기를 한다고도 하더라. '망할 X, 망하지 마'라고 욕을 하기도 했다.(웃음)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다. 나는 케이가 '순수했다'고 생각했다. 외국 시청자들도 댓글로 하트를 잔뜩 붙여주셨다.


-'구경이'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연출도 좋았고 캐릭터성이 좋았다. 보기 드문 캐릭터들이 많았다. 구경이, 나제희, 산타, 경수, 용국장 등 다양한 관계성과 캐릭터들이 있어서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 여성이면서 젊고 해맑은 사이코패스 캐릭터도 신선했던 것 같다.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구경이'는 여성 주인공들의 서사로 돋보였다.


▶너무 재미있었다. 여자들도 야망이 있고 욕심이 있지 않나. 하고 싶은 말도 있고. 이제 그런 걸 숨기지 않고 사회적인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할 수 있어서 현장에서도 재미있게 연기했다. 배우를 하면서 표현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들이 쓰여 있어서 배우들이 신나서 연기했다. 김해숙 선배님도 재미있게 연기하셨다고 했다.


-다크히어로물이 최근 유행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보시는 분들이 속시원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케이는 오만하고 섣불렀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케이는 응원도 받겠지만 범죄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비판도 받을 거야'라고 하시더라. 이미 케이가 벌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구경이'로 주연이면서 대선배 이영애와 투톱 호흡을 맞춰야 하는 점에서 부담이 있진 않았나.


▶'구경이'를 들어가기 전에도 고민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꿈을 꾸는 편인데 '구경이' 들어가기 전에도 그랬다. 감독님이 확신이 있으셨고 '너가 하던대로 가'라고 해주셔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지금도 다음엔 어떤 작품을 하게 될까 두려움이 있는데, '구경이'를 하면서 두려움도 여유로움으로 바꿔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내가 이 직업을 평생 하게된다면 두려움을 즐겨야겠다고 생각한다.


-촬영 전에는 어떤 꿈을 꾸는 편인지. 연기할 때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려고 하는가.


▶계속 쫓기거나 대사를 안 외웠는데 촬영을 한다고 하는 꿈들을 꾼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선 내가 스스로 '감독님이 잘 한다고 하잖아', '그런 걸 거야. 맞아'라고 세뇌를 시키려 한다.


-김혜준의 실제 성격은 케이와 비교해서 어떤 편인가.


▶나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다가 편해지고 마음을 여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때부터 해맑아진다. 천진난만하다가 이성적이 될 때가 있다. 친한 친구들과 얘길 하다가 진지하게 되기도 하는데 진지한 면이 많다. MBTI 유형이 ISFP라 내면의 성장을 중시하고 사색이 많다.(웃음)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배우 김혜준 /사진=앤드마크

-넷플릭스 '킹덤'에서 계비 조씨 역할로 김혜준이란 배우를 알렸다. '킹덤'의 아성을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줘야 하겠다는 부담이 있지는 않나.


▶그런 부담감은 없다. 전작품이 잘 됐으니 다음 작품도 잘 해야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 작품들은 어쨌든 나의 좋은 자식들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혜준의 매력은 친근한 외모인 것 같다.


▶나는 객관적으로 말하면 예쁜 얼굴이 아니다. 친구들은 '너는 배우로서 성공할 얼굴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나는 내 얼굴이 좋다. 너무 예쁘지도, 너무 못생기지도, 너무 눈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게 장점이라 생각한다. 사실 평범한 게 쉽지 않다. 예전엔 그게 싫었는데 지금은 마음에 들려고 세뇌하고 있다.(웃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와 캐릭터는?


▶아직 로코물을 못 해봐서 해보고 싶다. '구경이'를 통해 액션을 해봐서 완전한 액션도 해보고 싶다.


-2015년 웹드라마 '대세는 백합'으로 데뷔해 7년 차 배우가 됐다. 제40회 청룡영화제 신인상, 2020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점점 연기에 책임감을 느끼게 되진 않는지.


▶확실히 책임감이 많이 는 것 같다. 이제 마냥 신인이 아니고 주연도 몇 번 했으니 책임감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표현하는 것에 모든 스태프들의 노고가 있어서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되겠다 생각한다. 오히려 점점 '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연극영화과에 들어간 후 연기가 하고 싶었고, 데뷔한 후에도 '이 길이 맞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경력도 열심히 쌓으려 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걸 보고 이 직업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안주하는 게 아니라 뭔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직 열정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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