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빨간풍선' 홍수현 "서지혜 숏커트 손민수 장면, 귀엽고도 기묘했다"[인터뷰②]

'빨간풍선' 홍수현 "서지혜 숏커트 손민수 장면, 귀엽고도 기묘했다"[인터뷰②]

발행 :

한해선 기자
/사진=TV조선
/사진=TV조선

-인터뷰 ①에 이어


"아드님 반품합니다. 수거해 가세요."

"반품? 우리 아들이 물건이야?"

"사람이 아니니깐요. 쓰레기들하고 개똥밭에 뒹굴 값어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날아다닌다고 다 새가 아니듯, 걸어다닌다고 다 사람이 아니야. 니들은 발정난 한 쌍의 바퀴벌레지."

"저것들 매장시켜야 돼. 이럴 때 간통죄가 있어야 하는데", "응원할게요~", "잘한다! 잘해", "절대 봐주지 말아요!" 짝짝짝!


배우 홍수현(42)이 TV조선 토일드라마 '빨간풍선'(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에서 불륜에 일갈하는 조강지처 역으로 역대급 장면을 탄생시켰다. 홍수현은 극 중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절친에게 '도미노 따귀'로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을 주며 신들린 연기를 펼쳤고 시청자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홍수현의 일갈 장면만 15분, A4용지 6장 분량. NG 없이 한 큐에 촬영이 이뤄졌단 후문이 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엔딩에선 불륜 남편과 친구를 용서했지만, 이 장면만큼은 '인간 소화제'에 등극한 홍수현이다.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


홍수현은 극 중 보석 디자이너 한바다 역을 맡았다. 부잣집 딸 바다는 20년 지기 절친 조은강(서지혜 분)에게 순수한 말로 상처를 줘 은강의 자격지심을 건드려왔고, 은강에게 디자인 유출 등 뒤통수를 맞았다. 바다는 은강이 자신의 남편 고차원(이상우 분)과 불륜을 저지른 걸 뒤늦게 알고서 두 사람을 많은 이들 앞에 세우고 망신줬지만 끝내 고차원과 이혼해 은강과 차원의 만남에 찝찝한 여지를 남겼다.


/사진=TV조선
/사진=TV조선

-이번 작품에서 바다의 일갈신을 소화해내며 '신들린 연기력'이란 평가를 받았다.


▶나도 열심히 준비하긴 했는데 반응이 뜨겁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14부까지 연기하면서 답답했던 게 15부에서 응원을 받은 것 같았다.


-'빨간풍선'은 특히 감정연기가 많이 필요했던 작품이다. 아무리 오래 연기를 해왔어도 이번 작품에서 연기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어려웠다. 그걸 하면서 뭔가 시원한 것도 있었다. 14부까지 쌓은 감정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걸 폭발시키는 게 엄청 어렵지는 않았다. 둘(은강과 차원)의 불륜을 알고서 나오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빨간풍선'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청률이 첫 회 3.7%로 시작해 18회에서 10%를 돌파할 정도여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을 것 같다.


▶(서)지혜와 출연자 화제성 순위를 얘기한 적은 있다. 내가 예상한 대로 거의 맞히게 되더라. 종영까지 이제 19, 20회가 남았는데 11%, 12%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번 작품에선 시청률을 특히 신경쓰게 되더라. 저희가 제작 단계부터 시청률 기대를 많이 받아서 그랬던 것 같다.


-바다 역을 맡으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짧은 단발머리를 선보이며 스타일링 변신을 했다.


▶바다는 앞머리가 없으면 너무 차가워 보일 것 같더라. 바다가 마냥 차갑진 않고 순수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앞머리까지 잘랐다.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서지혜 배우가 짧은 단말머리의 가발을 쓰고 바다를 따라한 이른바 '손민수' 장면은 시청자 입장에서도 소름돋는 신이었다.


▶대본 봤을 때도 소름 돋았고 현장에선 서지혜 배우가 귀여우니까 내가 '예쁘다'고 했다. 찍을 땐 연기에 몰두하느라 그 정도까지 소름 돋는 줄 몰랐다가 리딩 때와 모니터링을 했을 때 기묘하고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사진=TV조선
/사진=TV조선

-이상우와 부부 연기 호흡은 어땠나.


▶호흡이 좋았다. 내가 대본 리딩할 때나 촬영할 때 차원과 은강이 손잡고 있는 것에 화가 나더라. 우리가 호흡이 잘 맞는구나 싶었다. 이상우 배우님은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연기적으로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본인은 연기가 안 됐을 때 집에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악' 소리를 지른다고 하더라.(웃음)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 배우자와 친구의 불륜이 실제 상황으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 같은가.


▶법적으로 해야하겠다. 내가 그걸 안 이상 끝난 거다. 나는 미련 갖거나 하지 않는다. 겪어보면 머리채를 잡을 수도 있을까? 모르겠다.(웃음)


-문영남 작가와 함께 작업한 소감은?


▶나에겐 좋은 기회였다. 15회 첫 신은 특히 대사가 길었는데 내가 연기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긴 대사를 해본 적이 없었다. 이것도 해봤으니 다른 것도 쉽게 소화할 수 있겠단 자신감이 생겼다. 문영남 선생님 작품에는 글에 다 연기의 정답과 해석이 있어서 저희가 어렵게 연기를 한 적이 없다. 마침표, 콤마, 대사 속에 감정이 다 들어가 있어서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다. 모든 캐릭터에 공감이 갈 수 있는 것이 작가님의 힘인 것 같다. 사람으로서의 선생님은 카리스마 있고 열정적이고 따뜻하신 분이었다.


-열린 결말로 보이는 '빨간풍선' 엔딩은 어떻게 이해하면 될까.


▶사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거고 원하는 결론이 아닐 거라고도 하겠다. 내가 확실히 응징은 하지만, 은강과 차원도 미소띤 얼굴로 둘이 쳐다보는 신이 있어서 바다 입장에서 짜증이 나겠다. 그래도 바다가 넓은 마음이어서 용서를 해준다. 그래서도 이름이 '바다'인 것 같다.


-바다가 남편의 불륜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이해가 갔나.


▶절대 용서가 안 되지 않냐. 나 같으면 연락부터 끊을 것 같다. 그렇지만 못되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진=TV조선
/사진=TV조선

-'빨간풍선'과 유사한 경험으로, 환승이별를 당한 경험이 있을까.


▶다행히 없다.(웃음)


-학창시절 교복을 입고 등장하는 신이 있던데 현재 나이에서도 이질감이 없더라.


▶나의 자만인지 몰라도 '당연히 고등학생 시절도 내가 연기해야 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많이들 놀라시더라. 예쁜 교복을 입어서 나는 좋았다. 19회 신에서도 교복을 입고 눈싸움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더라. 나는 만족한다.


-시청자를 모은 빨간풍선만의 매력은?


▶이해는 안 되지만 그 상황에서 그럴 수 있겠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고금아(김혜선 분)는 자신의 남편과 바람난 조은산(정유민 분)의 머리채를 잡지 않냐. 고금아는 옛날 방식으로 단죄했고, 바다는 말로 정리를 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그거 아니겠냐. 간통죄가 없어졌으니 불륜 남녀를 망신주는 걸 보고 싶었을 거다. 시청자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 같다. 요즘엔 그렇게 하고 싶어도 무서워서 못하지 않냐.


-25년간 연기해온 수많은 작품 중 '빨간풍선'은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


▶뭔가 어려운 걸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었다. 대본 리딩도 한번도 안 빠지고 했다. 감독님도 너무 좋았고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촬영이 즐거웠다. 난이도는 보통보다 한 단계 위의 난이도였다. 다른 배우들에게도 최고 난이도였겠다. 나는 어려운 작품임에도 어렵게 안 받아들이고 즐겁게 연기하려고 했다.


-인터뷰 ③에서 계속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주요 기사

연예-방송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방송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