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 밴드 양반들의 보컬 전범선이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고백한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전범선은 지난 4월 유튜브 채널 'MP'의 '갈라진 한국 사회를 역사로 치유하는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영상에 출연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그는 자신이 집필한 도서 '전범선의 한국사 테라피'를 언급하며 "이완용, 안중근, 서재필 등 국사 시간에 이름은 들어봤는데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을 다층적이고 복잡하게,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한 썰을 풀 듯이 풀었다. 새로운 역사관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범선은 민족사관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아이비리그 조기 졸업, 옥스퍼드대학원 역사학과 석사 과정까지 마친 수재이기도 하다.
전범선은 자신이 친일파의 후손인 사실도 밝히며 "근본적인 트라우마까진 아니지만 (집필의) 근본적인 동기는 우리 할아버지가 엄청난 친일파였다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완용이라는 사람은 영어를 유창하게 했지만 일본어는 못 했다.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을 때 옆에서 통역했던 사람이 우리 할아버지다. 나라를 팔아먹는 말을 실제로 (일본인에게) 한 사람은 이완용이 아니라 우리 할아버지였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전범선이 말한 '할아버지'는 이인직으로, 그는 신소설 작가인 동시에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전범선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울 땐 (이인직이) 최초의 신소설을 쓴 사람이라고 나온다. '혈의 누'라는 책을 썼고 저의 5대조 할아버지다. 외할머니의 할아버지"라고 가족사를 설명했다.
또 "어머니가 어느 날 내 방에 들어오시더니 '네가 독립운동가 기념하는 활동하는 거 알겠는데, 네 집안이 어떤 집안인 줄 아냐'고 하시더라.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하신 적이 없어서 그동안은 몰랐다. 할머니 때부터 이인직 후손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이인직이 친일파인 걸 아니까 쉬쉬했던 거다. 어머니는 '네 출신 성분을 알아라'라는 의미에서 말씀해 주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엄청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말로만 듣던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친일파의 후손이라고 하면 그 덕을 봐서 잘 먹고 잘 산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지 않나. 어머니께 '왜 우리 집안은 대단하지가 않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이인직이 일본인 여자에게 새 장가를 갔다. 우리 집안은 버려진 집안이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인직은) 너무 명명백백하게 친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범선의 고백이 재조명된 이유는 최근 불거진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 때문이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을 포함해 다수의 콘텐츠에서 자신의 집안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특히 증조부에 대해 "증조부가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연 분 중 한 분이다.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밝혔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하영이 방송에서 언급한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주장이 나왔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친일 의혹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안상호가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를 통해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다. 집안의 규율이나 식생활도 모두 일본식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조선 사람과 달리 두루마기 한 벌조차 없다"고 발언한 기록까지 드러나며 대중은 더욱 분노했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0일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을 두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으나 하루 뒤인 11일 돌연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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