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이 조상의 친일 논란으로 연일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가운데 그를 향한 일침이 매섭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알려진 이인철 변호사는 13일 방송된 MBN '더 펀치'에 나와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에 대해 "하영을 개인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없다. 본인이 친일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러나 하나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상하이 임시정부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상하이의 정말 작은 건물에 있다. 가서 눈물이 났다. 이런데서 우리 독립운동하신 분들이 고생했구나 싶더라. 거기서 눈물이 나오면 애국자다. 광복절에 독립기념관이라도 한 번 가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이인철 변호사는 독립운동가 송기주 선생 외증손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친일파 후손들은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다. 어마어마하게 잘 살고 있다. 이걸 보면서 정의가 살아있는가. 정의를 바로세우려면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친일 가문 재산 환수 문제를 지적했다.
하영은 최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내력을 공개 자랑했다. "증조할아버지가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면서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는 것.
그러나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 의혹이 제기됐다. 증조부에 이어 조부인 안부호 교수의 소록도 병원 근무 이력 등 가족의 친일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 '소원'의 소재원 작가도 앞서 개인 SNS를 통해 "그녀의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집안 자랑에 나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일제강점기이고, 대한민국이고 결코 당당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역사가 바로 소록도"라고 하영을 공개 비난했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록도병원은 김상태 원장(1948~1954년) 재임 기간인 1949년부터 1958년까지 한센인 1191명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다. 당시 정관수술을 받은 한센인 부부에게만 동거를 허용하는 정책도 폈다.
당시 소록도 병원에서는 환자 가슴에 침을 꽂아 골수에서 나균을 검출하는 방식의 실험도 이뤄졌다. 환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기는 실험으로 일부 환자는 실험 이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환자 사체는 유족의 동의 없이 해부학실습에 이용됐다. 사체 해부는 1960년대까지, 강제 격리는 1970년대까지, 낙태와 단종 수술은 1980년대까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소재원 작가는 "평범한 누군가에게는 의술이 사람을 살리는 인술(仁術)이었지만, 소록도에서는 살술이었다"며 "그리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상을 두셨다면 소록도에 가보시라. 그곳에서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이 행한 비극의 역사를 마주해 보시라! 당신의 세 치 혀가 얼마나 귀하디 귀한 희생과, 억울하고 원통한 역사를 보잘 것 없게 만들었는지를 꼭 두 눈과 귀로 확인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과 가문을 둘러싼 친일 논란이 가라앉지 않아 하영은 개인 SNS를 통해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한편 14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안상호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안상호(1874~1927)는 대한제국 관립일어학교와 도쿄 자혜의원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전문직 의사였지만, 화려한 이력 이면에는 다음과 같은 친일·부일 협력 행적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이번 논란의 본질은 배우(하영) 개인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조상의 식민지 협력 이력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 없이 발언하여 대중에게 상처를 준 '역사인식과 성찰 부재의 문제'에 있다. 조상의 과오를 성찰 없이 미화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소비한 태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