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남자친구의 폭행과 스토킹에 시달리다 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진 20대 여성의 유가족이 현재 KBS 일일드라마에 가해자의 누나가 출연 중인 사실을 알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3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부산 오피스텔 추락사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억울하게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저희 딸은 가해자의 지독한 스토킹에 시달리고 시달리다가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날 이후로 제 시간은 멈춰버렸다. 그런데 세상은 너무나 무심하고 잔인하게 느껴진다. 제 딸을 앗아간 가해자의 가족은 지금도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가해자의 누나는 현재 KBS 저녁 일일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배우로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고 있다"라면서 "저희 가족의 딸은 억울하게 죽었는데 가해자 가족의 딸은 배우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상이 어찌 이리도 불공평할까요"라고 토로했다.
청원자는 "그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부모로서 딸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온다. 사랑하는 딸을 잃은 부모가 매일같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의 억울함이 세상에서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 제 딸이 억울하게 떠났다는 사실을, 그 아이를 사랑했던 부모가 아직도 매일 그 아이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특히 청원자는 "KBS에게 묻는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입장을 밝혀주시고, 공영방송사로서 책임 있는 대처를 요청 드린다"라며 "부디 저희 가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024년 1월 부산 진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남자친구 A 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20대 여성 B 씨가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초 A 씨는 경찰에 자신이 집에서 나온 뒤 피해자가 추락했다고 말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스토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이별을 요구한 B 씨를 수시로 찾아와 폭력을 일삼고, 17시간 동안 현관문을 두드렸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씨가 보는 앞에서 와인잔을 깨뜨리거나 의자를 던지는 등 신체적 위협과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이후 A 씨는 특수협박과 협박, 재물손괴, 퇴거불응,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징역 3년 6개월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으나 항소심에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한 점이 반영돼 징역 3년 2개월로 감형됐다.
그러나 해당 재판에선 B 씨의 사망에 대한 직접적인 형사 책임은 판단되지 않았다. 유가족은 B 씨가 추락 직전 창틀에 매달려 있었던 점을 들어 A 씨에게 자살방조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 과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