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범 PD "환경문제로 먼저 굴복하지 않는다"

김양현 기자 / 입력 : 2004.11.17 09:06
  • 글자크기조절
image
EBS가 지난 91년부터 14년간 방송해온 환경전문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가 오는 22일 방송 800회를 앞두고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시사회를 가졌다.

지난 10여년간 이 방송을 담당해온 김광범 PD(사진)는 "'하나뿐인 지구'는 생명의 가치를 지향하고 생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제작됐다"며 "이 과정에서 환경문제가 우리에게 주는 외로움을 느낄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제작과정에서 80%정도는 환경문제로 인해 안타깝고 고통스런 일들에 대한 기억들로 가득차 있다"며 "그래도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보람은 환경에 대한 실상을 그대로 전달해야 겠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2일 방송될 800회 특집방송의 내용은

-800회 특집은 크게 4개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에너지, 먹거리, 쓰레기, 개발 문제가 그것이다. 지난 93년부터 현재까지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난 10여년간 이 프로그램을 맡아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지난 94년 대구 페놀사건이 터졌을때 희생자들을 만났던 일이다. 당시 대구시에서 임산부들에게 임신중절 수술을 권했다. 일부는 페놀사태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종교적 신념때문에 아기를 낳았으며 기형아를 낳기도 했다.

이를 통해 멀쩡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고 일부는 사글세 방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봤다. 나를 비롯한 전 스태프가 눈물을 흘리며 촬영을 했다. 하지만 고작 보상금은 600만원을 받았다. 그래도 의미있는 일은 10년만에 이들중 일부를 찾아 오는 800회 특집방송에 나간다는 점이다.

그동안 가장 큰 보람이 있다면

-EBS가 단독보도한 제주 고산습지와 순천만 갯벌 등에 대한 방송이 나가고 이 지 지역들이 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이 됐을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부안 핵폐기물 사건 관련내용이나 우리가 가장 많이 다룬 새만금 간척지의 환경문제 등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환경 프로그램은 그다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단지 우리는 사명감을 가지고 한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면서 PD들의 의식이나 행동도 많이 변화하고 일부는 철저하게 환경적으로 살기도 한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물론 과거의 일이지만 프로그램 내용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심하게 반발했던 부분이다. 핵문제의 경우 관련기관에서 전문가들을 총 동원해 반박을 하기도 했다. 새만금 문제를 다룰때는 이 문제와 관련된 모 기관에서 조직적으로 항의방문단을 구성해 몇일동안 갈등을 겪은 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문제에 대한 올바른 전달을 위해 우리가 먼저 굴복하지 않았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핵문제, 새만금 문제, 미군기지 환경문제 등 이 세가지는 결코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환경관련 다큐는 KBS의 '환경스페셜'도 있는데 둘의 차이점은?

-'환경스페셜'은 자연다큐성 프로그램으로 주로 환경문제를 고발하고 이를 환경문제에 접목한다. 하지만 '하나뿐인 지구'의 경우 성역없이 고발하면서 모든 분야를 다 다룬다. 검증된 문제를 다루면서도 EBS라는 특성상 글자나 근거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우리는 다루는 분야나 인적자원 면에서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방송 내용이나 주제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지속가능성 여부를 판단해서 결정하겠다. 환경관련 '리우회의'의 아이템 선정기준이 바로 '미래'였다. 현재 환경문제는 미래를 훔쳐서 쓰는데서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 3월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두루갖춘 PD를 새로 팀원으로 영입해 팀컬러를 다양화했다. 앞으로는 일회성 보도중심보다는 하나의 주제가 정해질 경우 2~3회 등으로 나눠 보다 심도있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환경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쪽에 관심을 가지는 한편 다른 주변국들에게로 관심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