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감독 "액션보다 움직임, 대사보다는 감정을 봐달라"

하지원·강동원 주연 '형사 Duelist'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김수진 기자,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5.08.3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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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서울 CGV용산에서 열린 영화 '형사 Duelist'(감독 이명세·제작 프로덕션M)의 첫 기자시사회가 열렸다.

괄괄한 여형사 남순(하지원 분)과 신비로운 자객 슬픈 눈(강동원 분)의 대결과 사랑을 그린 이번 작품은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스타일리스트 이명세 감독이 7년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기자시사회 직후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주연배우 하지원과 강동원, 이명세 감독, 남순의 상관 안포교 역을 맡은 안성기가 함께 참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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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삿말을 부탁드린다.


▶이명세 감독=다들 잘 보셨는지, 제일 궁금한 건 그거다.

▶안성기=이 감독이 얘기했듯이 그게 제일 궁금한 것 같다. 그리고 병판으로 나왔던 송영창씨, 여러분이 많이 불러내 주시길 바란다. 같이 왔으면 했는데 본인이 거절한 것 같다.

▶하지원=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끝까지 자리 지키고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강동원=재미있게 보셨나 모르겠다. 저는 재미있게 봤는데. 어쨌든 감사합니다.

-편집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

▶이명세 감독=물론 편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그러나 그밖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감정이다. 두 사람의 감정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편집했다.

-하지원씨는 과격한 액션신을 선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하지원=가장 연기하기 힘든 장면이기도 했는데, 동료들이 죽어서 슬픈 눈을 찾아가는 신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많이 고민했고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은 돌을 밟듯이 걸어가라고 주문하셨다. 힘들어서 술을 먹고 할까도 생각했는데 그러기엔 감정 변화가 너무 심했다. 슬프고 사랑하면서도 죽이고 싶은,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패션이나 색감이 독특하다. 보통 생각하는 사극과 스타일이 크게 다른데 의도한 바가 있다면?

▶이명세 감독=사극 하면 의상에 있어서 떠오르는 고정 관념이 있지 않나 싶다. 상상력을 덧붙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옷고름을 뒤로 묶은 것은 활동성을 편하게 해본 거다. 뛰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면 거추장스러우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고. 자료에 없어서 그렇지 형사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 속에서 그런 설정을 했다.

색깔 역시 한국의 색은 흰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하지만 서민들도 흰옷을 빨아입기 힘들었을 것 같다. 또 어린시절에 구멍을 메우기 위해 빨간 천 노란 천을 대서 기워 입었는데 그게 패션이 되듯, 퀼트같은 컨셉트를 응용했다.

아무리 사극이라고 하지만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현대의 사람이다. 현대와 고전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될 수 있도록 감정이입을 위해 그렇게 했다. 고증을 떠났다 안떠났다, 혹은 새로이 만들어냈다의 개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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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을 춤으로 표현한 이유는? 특히 강동원씨의 우아한 액션이 눈길을 끈다.

▶이명세 감독=물론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강동원이라고 하면 다들 알고 있는 스타가 아닌가. 연기자에 따라서 연출이 달라지는 거다. 강동원이라는 스타를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남순이가 사랑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실존적인 느낌보다도 환상적인 느낌이 들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또한 중요한 것이 리듬이었다. 감정을 액션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춤과 같은 것이 많이 들어갔다.

-강동원씨는 어떤 무술지도를 받았나? 힘들었던 장면은?

▶강동원=가장 늦게 훈련에 합류해서 다른 분들이 선무도를 다 잘하고 계실때 뒤늦게 들어갔다. 다른 분들에 비해 선무도는 금방 그만두고 주로 현대무용을 연습했다. 탱고도 연습했고. 주로 현대무용에서 몸동작이나 칼싸움 등을 많이 따왔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들자면, 대사가 없어서 좋기도 좋았는데, 대사가 없어서 힘들기도 힘들었다. 또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지만 날씨가 추울 때가 많았고 액션이 많다보니 다치기도 했다.

-극의 연결이 마당놀이를 떠올리게도 한다. 구성의 특징을 설명해달라. 액션에서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또 교향곡을 사용한 것은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옥상신을 떠올리게 한다.

▶이명세 감독=제가 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액션이라는 개념보다 움직임에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영화라는 게 '무빙'이고 움직이는 것처럼 무엇보다 움직임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마당놀이라는 것도 그런 움직임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이 영화는 컨셉트에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분위기가 서사적이다. 그래서 클래식을 쓴 거지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연결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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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씨의 역할은 '다모'를 떠올리게 한다. 또 액션신을 촬영하며 힘들었을텐데 체력적 소모도 상당하셨을 것 같다.

▶하지원=드라마 '다모'에 대한 부담감은 안가질래야 안가질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작업하면서 잊어버렸다. 영화 찍으면서 잊어버린 것 같다. 캐릭터를 만들 때도 '남순이는 이거다' 하고 찍은 게 아니라 하면서 감독님이 하나씩 뽑아주셨다. 걸음걸이, 표정, 근육을 쓰는 것까지. 저는 제 안에 남순이가 들어오는 게 참 힘들었다. '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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