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나' '콘스탄트 가드너', 음모영화 줄이어

정상흔 기자 / 입력 : 2006.03.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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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는 스크린의 영원한 화두?’

이제 권력의 핵은 거대 자본이다. 최근 세계적인 대기업의 치열한 암투를 그린 음모를 그린 웰메이드 영화 두 편이 눈길을 끈다.


각각 이달 31일과 다음달 20일 개봉을 앞둔 ‘시리아나’(감독 스티븐 개건)와 ‘콘스탄트 가드너’(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이 두 작품은 각각 석유와 제약이라는 이권을 둘러싼 국제적인 음모를 담았다.

‘시리아나’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인물 넷의 개인적인 욕망에서 출발해 중동 석유 개발권이라는 주요 사안에 접근하는 전략을 취한다. 미국 에너지기업 코넥스가 중동 나시르 왕자의 전격적인 결정에 의해 천연가스 채굴권을 중국에 빼앗기자 왕위 계승자를 바꿀 음모를 세운다는 내용.

이 영화는 석유 이권을 에워싼 미묘하고 복잡한 이해 관계도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인물 넷을 정교하고 치밀하게 연결,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연출해 내는 능력을 보였다.


나시르 왕자 암살 임무와 경제 자문을 각각 맡은 CIA 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 분)와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 분), 코넥스의 합병에 관여한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 분) 그리고 코넥스에서 해고된 파키스탄 젊은이 와심 칸(마자 무니르 분)의 파편화된 삶을 엄밀하게 조합, 농밀하면서도 탄력적인 스토리로 승화시켰다.

‘시리아나’에서 개인 넷의 삶이 퍼즐 맞추기처럼 다뤄졌다면 ‘콘스탄트 가드너’는 멜로와 정치가 매혹적으로 맞물렸다.

이 작품은 영국 외교관 저스틴(랄프 파인즈 분)이 열정적인 인권운동가 아내 테사(레이첼 와이즈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조사하다가 부딪힌 음모의 베일을 벗겨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의 아내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저지른 다국적 제약회사의 만행을 파헤치다 목숨을 잃은 것.

또 병을 치료해준다는 명분으로 생체 실험을 해대는 제약회사의 무기상 못지 않은 폭력의 전개 양상이 치를 떨게 한다.

특히 극 초반 아내의 죽음 이후 전개되는 과거와 현재, 아내를 향한 극진한 사랑과 음모를 향한 냉철한 접근의 쉼없는 교차 편집 역시 이 아프리카 배경 로망의 입체감을 더욱 살린 요소.

음모이론의 대표격 영화는 멜 깁슨이 음모 강박증에 시달리는 택시 운전사 역으로 출연한 ‘컨스피러시’(감독 리차드 도너, 1997). 이외에 미국 정부와 남부 정유회사의 결탁을 파헤쳐 가는 ‘펠리칸 브리프’(감독 알란 J. 파큘라, 1993)와 부통령 후보의 머릿속까지 지배하는 군사 기업의 검은 커넥션을 그린 ‘맨츄리안 켄디데이트’(조나단 드미, 2004)도 정경유착의 음모를 조명한 바 있다.

<사진설명=위부터 ‘시리아나’ ‘콘스탄트 가드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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