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선행 vs 공개선행..스타들의 속내는?

김원겸 기자 / 입력 : 2008.02.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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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기증을 위해 입원한 최강희의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연예계 스타들이 선행을 베푸는 미담은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불우이웃을 위해 큰돈을 기부를 한다거나, 재난이 닥친 곳에 성금을 내고 또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행동을 하는 연예인들이 많은 까닭에 스타들의 선행 소식도 거의 매일 접하다시피 한다.

하지만 스타들의 기부행위나 선행을 살펴보면, 드러내놓고 하는 것도 있고, 주위에 알리지 않고 남몰래 벌어지는 일도 있다. 몰래한 선행, 드러낸 선행으로 엇갈리는 스타들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 몰래선행… "좋은 의미 퇴색될까봐"

최근 남몰래 착한 일을 했다가 뒤늦게 알려진 대표적인 경우는 배우 최강희의 골수기증이다.

지난해 10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자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려냈다. 그는 골수기증을 위해 체질개선까지 했고, 또한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헌혈도 30회 이상 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지면서 최강희는 그야말로 ‘천사’가 됐다.


배우 문근영도 '몰래선행'의 대표주자다. 평소에도 남모르게 기부를 해오던 문근영은 2007년 1월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종리 땅끝아름다운교회 공부방을 위해 500평의 땅을 매입하고 건축비를 지원하고 통학차량까지 마련해준 일화는 유명하다.

배우 하지원도 팬클럽과 함께 2006년말부터 지난연말까지 1년간 서울 강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저소득 장애아동을 남몰래 지원해왔다. 가수 인순이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공연을 찾은 한 유방암 환자를 보고 개런티를 전부 수술비로 전달한 사실을 고백해 화제가 됐고, 배우 김태희도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남몰래 5000만원을 기부한 것과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정준하 권상우 차태현 등 수많은 스타들이 크고 작은 ‘몰래 선행’을 해왔다.

이들이 몰래 선행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좋은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것과 자칫 홍보수단으로 여기는 일부의 시선을 의식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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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임성균 기자


◆ 공개선행…"단 한 명이라도 동참해주길 바라며"

드러내놓고 선행을 하는 스타로는 최근 ‘기부천사’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가수 김장훈이 대표적이다. 그는 월셋방에 살면서도 지난 10년간 4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고, 최근에는 1만 명을 참여시키는 대대적인 서해안 살리기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기부천사’ 장나라도 수입이 발생하면 꼭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해왔다. 북한의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여성용품과 분유를 지원한 것을 비롯해, 북한과 중국, 한국에 방한의류지원, 중국의 극빈자를 위한 학비 지원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기부를 해왔다.

차인표 신애라는 2005년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아이를 입양해 감동을 줬고, 최수종 하희라 부부는 최근 굿네이버스와 네팔의 결식아동 후원봉사를 한데 이어 지난 설연휴 때는 하트-하트재단의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이밖에 수많은 스타들이 각종 재난과 불우이웃을 위해 수억, 수천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이들이 선행을 굳이 숨기지 않고 하는 이유는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가수 조용필은 지난 2004년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심장재단에 20억 원을 기부하는 기자회견을 벌였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미 심장수술비로 1억 원을 기부해 두 명의 어린아이에게 새생명을 얻게 했던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굳이 내가 세상에 알리는 이유는,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이런 일에 참여를 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해안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김장훈도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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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의 한 섬을 찾아 기름제거작업을 벌인 김장훈 ⓒ홍봉진 기자


◆ "스타들의 공개선행이 바람직"

남몰래 혹은 공개적인 선행을 실천하는 스타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대중에 다시 되돌려 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자칫 이미지 관리 즉 홍보의 수단으로 여기는 시선을 보는 경향이 있어 스타들도 몰래 선행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스타들의 선행은 알려지는게 더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 대중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들의 선행은 일반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실제로 ‘스타가 하면 팬도 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스타의 선행을 따라 팬클럽도 함께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름유출사고로 인해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절실한 서해안 지역의 한 공무원의 호소는 스타들의 선행이 공개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22일, 서해안 살리기 첫 일정으로 충남 보령시 오천면 녹도리 호도를 찾은 김장훈을 안내했던 보령시 유류사고지원팀 강학서 팀장은 “타르제거를 해준 것도 주민들에게 상당히 큰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김장훈씨처럼 유명한 분이 이렇게 소외받는 곳을 찾아줬다는 점에서 섬사람들이 희망을 얻고 재활의지를 갖게 된다”고 했다.

이어 “연예인들이 몰래 왔다 몰래 가지 말고 김장훈씨처럼 알리고 오는 것이 더욱 더 큰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유명 연예인이 왔다갔다는 것을 알려야 아무도 오지 않는 이 곳을 한 명이라도 더 찾아줄 것 아니냐”고 '공개 방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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