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일반인 리얼리티, 에로영화 따로없네

김정주 인턴기자 / 입력 : 2008.10.0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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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의 '연애불변의 법칙 커플브레이킹'의 한 장면


친구: (게임에서 진 남자에게)내가 입으라고 할 때가지 옷 벗고 있어.

작업녀: 멋있다!


자막: 단 둘이 있을 때를 기다렸다는 듯 열정적으로 딥키스

의뢰녀: (모니터를 보며)어우, 소리 들려.

남자친구: (작업녀에게)같이 있을래? 집에 갈래? 호텔이 좋아? 난 같이 있고 싶어.


지난달 3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올리브 '연애 불변의 법칙 커플브레이킹'의 한 장면이다. 갈등을 겪고 있는 일반인 커플에게 '작업남' 또는 '작업녀'를 투입해 애정도를 테스트하는 몰래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 날 방영분에는 문모(25)씨가 남자친구인 김모(25)씨의 바람기를 확인하기 위해 작업녀를 투입해 실험했다. 김씨는 작업녀에게 키스와 애무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하며 애정공세를 퍼부었다. 급기야 모텔 앞까지 작업녀를 데려가는 대담함을 보였다.

위기에 처한 연인들의 문제점을 들어보고 솔루션을 제안한다는 취지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내면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케이블 프로그램이 20대 청춘남녀들의 은밀한 사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극히 사적인 일들을 그대로 화면에 담았다. 출연진들은 농도 짙은 애정행각과 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한 편의 에로 영화가 따로 없다.

채널텐의 '정재윤의 작업남녀'도 아슬아슬하다. '국내 최초 원나잇 스탠드 실험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소위 '선수'라고 불리는 연애 고수들이 처음 만난 여성을 유혹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두 명의 일반인 남자 출연자가 길거리에서 헌팅한 여성을 누가 먼저 제작진에게 데리고 오는지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서라면 바지를 벗고 춤까지 춘다. 오로지 미션 성공을 목적으로 하기에 진실한 사랑의 감정이 있을 리 없다. 여성의 지나친 요구에 욕설을 하며 불편한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노래방이나 술집 등 은밀한 곳에 감춰진 몰래 카메라는 이들의 낯 뜨거운 대화와 과감한 신체접촉까지 모두 포착한다.

시청자에게 연애 기술과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한 취지로 제작됐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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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이특의 러브파이터'의 한 장면


Mnet의 '이특의 러브파이터'는 장소를 오픈해 정면 승부로 맞섰다. 갈등을 겪고 있는 연인들이 스튜디오에 나와 서로에게 쌓였던 불만을 폭로하는 형식.

심판을 보는 MC의 중재에 따라 마이크를 상대방에게 집어던지며 번갈아 불만을 토로한다. 고교 재학생이나 20대 초반 정도의 나이 어린 커플들이 내뱉는 온갖 은어와 속어가 난무하며 성적인 발언들도 오고간다.

감정이 격해지면 욕설을 하고 사생활도 들춰낸다. "앞니가 튀어나와 키스할 때 힘들다", "솔직히 얼굴이 못생겨서 데리고 다닐 때 창피하다" 등의 발언을 하며 인신공격을 하기도 한다. 다투다가 맞았다거나 심한 모욕을 당한 일화까지 공개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각각 남녀 커플 뒤로 당사자의 친구들과 연예인 패널이 나와 응원을 하며 그들의 발언을 지지한다. 결국 이들의 싸움을 부추기는 꼴이다.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는 출연자들도 있다.

각 프로그램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자극적인 장면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한 '막장 프로그램'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의 호평도 적지 않다. '연애불변의 법칙 커플브레이킹'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황보씨와 김창렬씨의 진행 호흡도 잘 맞고 프로그램 컨셉트도 재미있다"(ID min0479), "오래오래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돼 달라. 최고였다"(ID capcommania), "남녀관계를 똑바로 잡아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이 꼭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ID zizigigi7)등의 칭찬도 눈에 띄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대를 유혹하는 작업남, 작업녀의 프로필 정보 밑으로 이들의 외모를 감탄하는 댓글도 많다.

'정재윤의 작업남녀' 홈페이지도 마찬가지.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와 선정성을 비난하면서도 출연요청을 희망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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