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김대희, 개그의 한계를 깬다①

최문정 기자 / 입력 : 2008.10.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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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대희 <사진제공=YK패밀리>


연기자 중엔 때때로 '이 사람이 하지 않았다면 누가 이만큼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 싶은 연기를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 포장 조금 보태서 대입해 보자면 개그맨 김대희는 '이 사람이 아니면 누가 이 캐릭터를 이만큼 재미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자신만의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한다. 새삼 돌아보고 정리하자면 매 캐릭터를 오랜 시간 공들여 키우며 매력을 더하는 것이 그의 특징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덧 개그 10년을 코앞에 둔 '꽉 채운 9년차'가 됐다. 김대희를 너무도 익숙한 '동민이 아부지' 캐릭터로 거듭나게 한 '대화가 필요해' 코너도 다음달 12일이면 어느덧 2주년을 맞는다. '어쩌다 보니', '본의 아니게' 하루하루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개그맨 김대희를 만났다.


'개그맨'을 넘어‥김대희, 개그의 한계를 깬다

예전에 비해 개그맨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개그맨은 '웃기는 사람'이라는 직업의 특징 때문인지 무시 받는 경향이 없지 않다. 무대 위 공연을 위한 연기력은 기본에 직접 아이디어를 짜는 만큼 창의력도 있어야 하는 배는 힘든 일은 하지만 그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대희는 개그맨이다. 동시에 연기에 도전해 연극 무대를 넘어 영화 작업까지 하고 있는 폭 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개그맨으로서의 어려움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들어야 할 우려의 목소리까지 여러모로 힘들 법할 상황이다.


"이제는 영역이 없는 것 같다. 개그맨은 개그만 하라는 법도 없다. 그런데도 개그맨은 개그맨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감초 정도만 하는 수준이고 어느 한도 이상은 힘들다."

김대희는 연극영화과 출신이다. 대학 다닐 때부터 연기자가 꿈이었고 개그맨도 연기의 일종이라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고 한다.

"꿈을 버리지는 못하겠더라.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2006년엔 대학로에서 정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래도 연기를 위해 개그를 접는다, 버린다는 것은 모자란 생각 같다. 이제 내게 개그는 꾸준히 계속해야할 천직이다. 당연한 내 일이다. 다만 연기는 드문드문 했으니 아직 갈증이 있는 일이고 여전히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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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대희 <사진제공=YK패밀리>


'대화가 필요해' 코너 2년, 개그 생활 10년을 앞두고

한땐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를 달고 살던 막내였을 그가 이제는 '개그콘서트'라는 프로그램에서 최고참 선배 중의 하나가 됐다. '대화가 필요해'를 처음 시작할 때 고1이었던 동민이가 이젠 수능을 한 달 앞둔 고3이 됐다.

김대희는 "개그도 코너도, 얘기를 들으니 오히려 새삼스럽다. 그 시간들이 이렇게 짧을까 싶다. '대화가 필요해'만 해도 2년이면 대체 몇 회인가. 돌아보면 놀라운데 지금까지는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며 새삼 놀라워했다.

보통 개그맨은 '한 주 인생', '짬 인생'이라고들 말한다.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하고 아이디어를 코너로 올리고 방송이 되기까지 수없이 울고 웃는다. 긴장을 놓을 새가 없다.

"누구 하나가 특출 났으면 2년을 지속해 오지 못했을 것이다. 봉선이도 동민이도 다들 나름의 장점이 있고 아이디어가 있다. 다들 코너에 대한 애정이 넘쳤던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덕분에 '대화가 필요해'는 점점 빨라지는 개그 호흡 속 매주 새로 이름을 올리는 코너도 사라지는 코너도 많은 상황임에도 2년여를 지속했다. 그 사이에 '대화가 필요해'는 보는 이에게도 하는 이에게도 익숙한 존재가 됐다.

김대희는 "코너도 무대도 적응돼서 당연히 해야 할 일상 같아졌다. 특히 '대화가 필요해'의 '동민이 아부지'는 진짜 내 몸에 딱 맞는 맞춤옷 같다. 오래 한 만큼 새 코너 생각은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딱 떨어지는 게 없다. 앞으로 만들 코너도 이것만큼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대화가 필요해'보다 잘 만들긴 어려울 것 같다. 그게 가장 큰 고민이고 해결해야 할 숙제다"고 고심을 전했다.

이어 "10년이라는 것이 의미 있는 숫자이기는 하지만 신경 안 쓰고 '20년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지'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좋은 코너, 더 재밌는 코너를 더 열심히 만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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