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결산] 韓영화, 칸마켓에서 저력 과시②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05.25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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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해변에 위치한 한국영화진흥위원회 부스 앞에서 태극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22일 폐막한 칸필름마켓이 대형 거래가 실종된 가운데 한국영화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세일즈 성과를 거뒀다.

지난 13일 제62회 칸국제영화제 개막과 함께 열린 필름마켓은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거래 규모가 예년에 비해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은 마켓 시작부터 일찌감치 전망됐다. 미국 최대 수입사 중 하나인 라이온스 게이트가 참가를 포기하는 등 여러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마켓 초반부터 속속 판매성과를 거둔 한국영화들에 외신의 관심이 집중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아시아 영화들이 칸필름마켓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첫 번째로 한국영화를 소개했으며,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이번 마켓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영화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마더'와 '박쥐' 등 한국영화들은 이번 마켓에서 상당한 판매 성과를 올렸다. '박쥐'는 스페인,브라질,홍콩,터키 등에, '마더'는 대만과 포르투갈,홍콩, 구 유고 등에 판매됐다. 올 여름 개봉 예정인 국내 최초 재난블록버스터 '해운대'도 영국, 독일, 홍콩 등에 판매되는 성과를 올렸다. 소지섭 주연의 한중합작영화 '소피의 복수'는 일본,태국 등 아시아 5개국에 팔렸다.

쇼박스의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이 독일과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지역 판권이 스플랜드 필름에 팔렸고, 터키와 대만의 판권도 판매됐다. '작전'은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터키 등에 팔렸다.


권상우 주연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말레이사아, 브루나이,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돼 한류스타로의 위상을 보여줬다.

특히 대만의 캐치플레이는 패키지로 한국 영화를 구입해 눈길을 끌었다. 캐치플레이가 구입한 영화 목록에는 올 여름 개봉 예정인 '10억', 스릴러 영화 '실종' 등이 포함돼 있다.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살인자'가 프랑스 와일드사이드에 팔렸으며,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도 프랑스 타드라르필름에 판매됐다.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프랑스에, 식인 멧돼지 습격을 그린 '차우'는 비지콤 수리야를 통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부루나이, 베트남 등에 개봉된다. '고고70'은 일본과 태국에, '멋진 하루'와 '미쓰 홍당무'는 중국에 판매됐다.

'여고괴담5-동반자살'은 아시아 3개국에 선판매됐다. 이건상 영화진흥위원회 국제사업팀장은 "지난해 한국영화 판매실적이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제의도 상당했다. '박쥐'와 '마더'에 대한 리메이크 제의가 쏟아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올해 안으로 구체적인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처럼 한국영화는 이번 필름마켓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거래 금액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시장인 일본의 바이어들은 여러 작품에 관심은 보이지만 구매는 쉽게 하려 하지 않았다. 아시아부터 남미까지 다양한 나라에 판매됐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서현동 CJ엔터테인먼트 해외 투자배급팀 서현동팀장은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에선 기대했던 금액으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일본 업자들은 한류붐이 줄어든 이후 한국영화를 쉽게 구입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올해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올 칸필름마켓에는 눈에 띄는 대형 거래가 실종돼 마켓에 참여한 한국영화 수입업자들 상당수가 빈손으로 한국에 돌아갔다. 때문에 내년 한국영화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줄어든 데다 수입영화마저 적을 경우 내년에 극장에서 상영될 영화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창고영화가 대거 방출되고 관객이 외면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수입사 소서러스 어프렌티스 구창모 대표는 "이러다 내년에는 관객이 1억2000만 명 선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면서 "한국영화 편수라도 늘어서 시장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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