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화된 미녀 뽑아내는 '미인 생산공장'

신희은 기자 / 입력 : 2009.08.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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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미스유니버스 스테파냐 페르난데스가 이 대회 운영자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포즈를 취했다.


"허벅지 살이 너무 많아. 그 다리로는 안돼."

심사위원의 노골적인 질책이 쏟아진다. 수영복을 입고 앞에 선 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모욕적인 발언에도 눈살을 찌푸리는 법이 없다.


미스유니버스 6명, 미스월드 5명 등을 배출한 베네수엘라의 미인사관학교 '낀따 미스 베네수엘라'의 교육 현장이다. 지난해 다야나 멘도사(23)에 이어 올해 스테파냐 페르난데스(18)까지 미스유니버스를 2연패한 미인대회의 산실로 유명한 곳이다.

이 학교는 매년 '솔로모델'이라는 위탁업체를 통해 서류, 사진, 영상 테스트 등을 거친 35~38명의 미녀를 선발한다. 규격화된 포즈와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충족시킨 여성만이 살아남는다.

수 천대 일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된 미녀들은 뉴욕 모델학교보다 혹독하다는 워킹 교육, 운동, 식이요법, 성형 등 5개월의 준비과정을 거쳐 각종 미인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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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왕관을 건네주기 위해 나온 2008 미스유니버스 다야나 멘도사


또 다른 위탁업체 '토털엔터테인먼트'는 교육생의 체형상담에서부터 성형수술, 치아교정까지 전문적으로 담당한다.

낀따 미스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엔터테인먼트, 교육생의 미용과 관련된 협력업체, 위탁업체 등만 합해도 300개가 훌쩍 넘을 정도로 '미녀 만들기 산업'은 규모가 크다.

베네수엘라가 '미녀 공화국'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인 구조에 있다. 전 국민의 90%가 빈민층인 베네수엘라에서 미인대회 입상은 사회적 명예와 부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게다가 과거 이주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계와 베네수엘라 원주민의 혼혈이 많아 특유의 매력적인 외모가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어 미인대회 입상이 용이한 때문도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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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1TV '수요기획-미인공화국 베네수엘라의 비결'편. 케이블 채널 패션앤은 28일 밤10시 이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2006년 방송됐던 KBS 1TV 수요기획 '미인공화국 베네수엘라의 비결'편에 출연한 낀따 미스 베네수엘라의 한 교육생은 미스 유니버스에 대해 "내 삶의 전부이자 많은 투쟁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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