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예능 캐릭터, 죽느냐 사느냐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11.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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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리얼'을 표방하는 버라이어티들이 출연자의 캐릭터 설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멤버들이 미국 뉴욕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정준하는 명현지 셰프의 지도를 받아 김치전 등을 만들었다. 하지만 방송 뒤 정준하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준하가 명 셰프에게 너무 무례하게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날 정준하는 김치전을 만들며 멘토로 출연한 명 셰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장면에서 셰프의 조언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며 문제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작 관계자는 캐릭터의 성격과 편집 과정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이 같은 논란을 안타까워했다. 이는 밋밋할 수 있는 실내 녹화분에서 갈등 구조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묘사일 뿐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마디로 정준하의 '악역 밉상' 캐릭터가 마치 실제인양 시청자들에게 비쳐져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무한도전' 정준하의 캐릭터가 과도한 설정으로 문제가 됐다면 SBS '패밀리가 떴다'는 어정쩡한 캐릭터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리얼 시트콤'을 추구하는 '패밀리가 떴다'는 유재석, 윤종신, 김수로, 이효리 등 패밀리들이 각자 적절한 캐릭터 설정으로 '가족'이라는 모티브를 유쾌하게 그리며 주말 예능을 평정했었다.

'패밀리가 떴다'의 경우, 항상 다하기만 하는 유재석과 남자 패밀리들에 군림하는 '여왕' 이효리 등 각자 '약육강식'의 캐릭터 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캐릭터간의 긴장감이 흐트러지기 시작하며 '패밀리가 떴다'만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예진-이천희에서 박시연-박해진으로 멤버가 교체되는 사이 캐릭터 간 균형 설정이 미흡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리얼 예능에서 캐릭터의 설정은 극적인 재미를 주는 중요한 장치"라며 "제작진이 캐릭터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출연진 본인이 캐릭터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거나 미약하게 보이며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시청자들은 리얼 예능에 대해 친근감과 더불어 그 평가의 잣대도 엄격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캐릭터 설정과 관련한 문제는 출연자 본인이나 제작진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고민되는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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