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 "'미남' 으로 데뷔이후 첫 연기 만족" (인터뷰)

"'꽃남' 일부러 고사...'황진이'때 비난 안잊어"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12.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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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석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운(運)이라는 단어로 이 배우를 설명할 수 있을까.

장근석. 85년생인 이 젊은 배우에게는 분명 뭔가 다른 게 있다. 지난해 MBC '베토벤바이러스'에서 음악천재 강건우로 나와 시청자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그는 불과 1년도 안 돼 또 한 번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맡아 또 한 번 장.근.석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 시켰다.


장근석은 최근 종영한 SBS '미남이시네요'에서 아이돌그룹 '에이엔젤'(A.N.JELL)의 리더 황태경 역을 맡아 '베바'에서만큼이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황태경은 '베바'의 강마에처럼 무척이나 독특한 캐릭터.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황태경은 강마에와 닮았고, 흡사 장근석 스스로 그렇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장근석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4일 장근석을 만나 직접 물어봤다.

"'꽃남' 흥행될 거 알아 일부러 안해..'베바'통해 배우로서 정체성 찾아"

"미남이시네요'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 '베바'의 강마에와 유사한 점이 많았어요. 다른 점이 분명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요소요소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어 신경을 썼던 게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강마에를 차용해 볼까 하다가 접었습니다. 보이는 황태경 그대로 저를 거기에 맞추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봤어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캐릭터를 많이 참조하기는 했어요."


사실 장근석은 '베바'이후 자신의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캐스팅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 하지만 그는 이를 마다했다.

"'꽃남'은 흥행될 걸 알았기에 일부러 안했어요. '베바'를 통해 배우로서 제 정체성에 대해 신념을 세울 수 있었고, 또 그래서 '미남'을 할 수 있었던 거죠. '베바'끝나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미남'을 택했고, '미남'은 20대 초반 장근석을 샤방샤방하게 빛나게 해 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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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중 한 장면 <사진=SBS>


"'미남' 황태경은 23세 장근석을 가장 잘 표현한 캐릭터"

장근석은 '미남'에서 배우로서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한 듯 했다.

"'미남'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연기 만족을 느꼈어요. 그 전 작품들에서 만족을 안 느꼈다기보다 '미남'을 통해서 현재의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미남'의 황태경이야 말로 23세 장근석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캐릭터였어요."

장근석은 "제일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뭐였냐"고 묻자 "고미남(박신혜 분)에게 '니가 날 좋아하는 것을 허락해준다'였다"고 밝혔다.

"가장 황태경적인 모습이라고 봐요. 미남에 대해 갖고 있는 속마음을 속 시원히 털어내는 부분이잖아요. 제 속도 시원했고 연기도 만족스러웠어요. '니가 고미남이냐'도 캐릭터랑 잘 어울리는 장면인 것 같아요."

"'미남'들어가며 미니홈피 없애..작품 통해 나를 알리면 된다"

장근석은 "고미남을 좋아하면서도 까칠하게 대하는 황태경과 달리 실제로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조금조근하다"고 말했다.

'미남이시네요'는 장근석 박신혜 등 주연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면에서는 썩 만족할만한 성과를 못 거뒀다. 바로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아이리스'때문. 손해 봤다는 느낌이 클 줄 알았더니 아니란다.

"손해를 봤다고 생각은 안 해요. 어차피 제가 '미남' 촬영에 들어갈 때 '아이리스'는 촬영에 들어간 상태였으니까요. 저도 주말마다 '아이리스' 재방송을 챙겨봤어요. 단지 대진운이 없었다는 생각뿐이죠."

장근석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배우다. 때로 이런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허세'라는 말로 그에 빗댄다. '허세근석'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 하지만 '베바'를 거쳐 '미남'에 이른 장근석은 이제 그러한 '겉포장'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고 있었다.

"'미남'들어가면서 제일 처음 든 생각이 '베이식'하게 가자였어요. 미니홈피부터 없앴죠. 사실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옷도 잘 입고 싶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왜 제가 '셀카'를 찍었는지 이해가 불가죠. 예전에는 리본으로 아름답게 포장된 상자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상자가 허름해도 안에든 내용물이 최고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작품을 통해 제 모습을 알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연상-연하 로맨틱코미디하고 싶어..뭘 하든 '황진이'때 비난 잊지 않아"

장근석은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그는 "로맨틱 코미디를 한 번 더 하고 싶다"며 "연상-연하 커플 연기가 끌린다. 연상의 누나 배우에게 어리광도 부리면서 가장 나다운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좀 더 20대 초반 장근석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장근석에게는 분명 뭔가 다른 게 있었고, 이는 장근석을 '배우'로 만들고 있었다.

"아무리 잘 나가도 '황진이'때를 잊고 싶지 않아요. '왜 하지원 옆에 장근석이 있냐'는 비난을 잊지 않을 겁니다. '베바'든 '미남'이든 대본을 받을 때마다 '황진이' 대본을 받을 때를 떠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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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중 한 장면 <사진=SBS>


<솔직하게 말해 봅시다>

-키에 대한 논란이 많던데, 실제 키가 얼마인가. 체중은?

▶182cm다. 얼굴이 작아서 그런지 화면 밖에서 실제로 본 분들이 예상 외로 키가 거서 놀랐다고 하더라. '미남'들어가며 체중이 줄어 62kg정도다.

-가수 데뷔에 대한 생각은 없나.

▶없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음악은 드라마 안에서 만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일본 내 한류 배우 활동을 보면 자신의 노래를 갖고 하는 경우가 많더라. 일본에 한 해서는 음반을 내볼까도 생각하고 있다.

-김연아와 염문설? 게이설?

▶김연아 선수와는 일면식도 없다. 그리고 저는 여자를 좋아한다(웃음).

-군대는 언제쯤 갈 건지.

▶신체검사 결과는 현역 입영대상이다.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당장가지는 않을 생각이다. 현역으로 갈 거다.

-학교(한양대 연극과)는 잘 나가고 있는지.

▶월요일과 화요일 수업 일에는 꼭 참석했다. 하지만 '미남'들어가고 나서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빠진 날이 많다. 교수님께서 기말고사는 꼭 보라고 말씀하셔서 시험을 치를 생각이다.

-학교는 장근석에게 무엇인가.

▶사실 연예인이란 직업 특성 상 현장에서 또래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학교는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내 나이 또래의 친구들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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