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진성 ⓒ임성균 기자 |
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연말 도로 대공사, 정말 궁금하다
추위가 다가왔다. 12월 달력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아 이제 또 대대적 공사가 시작되겠구나'하는 거다. 연말연시를 가장 짜증나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한창 바쁜데 도로는 공사하고, 길은 막히고, 자동차들은 빵빵거린다.
물론 아끼고 아껴서 보수하는 걸 누가 뭐라겠나. 시민들이 잘 걷고 잘 차타고 다니도록 하는 게 관리자들의 책임인 것을. 그러나 34년 살아오는 동안에도 희한하게 반복되는 연말연시 공사들, 특히 끊임없는 도로 공사는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정말로 올해 배정된 예산을 다 써야 하는 건지, 남으면 덜 주는 건지, 안 해도 되는 공사를 몰아서 하는 건지 난 정말 모르겠다. 내가 이쪽 전문가도 아니고. 하지만 다시 말하건대, 12월이면 이렇게 열심히 도로를 파헤치기 시작하는 모습을 왜 내 사는 내내 보고 있어야 하는 건지 정말 의문이고 불만이다.
가끔씩은 후다닥 마무리한 도로 공사에서 치명적인 허점이 발견돼 또 다시 길을 헤집는 광경을 본다. 무슨무슨 대교는 공사를 다 하고 나니 한쪽 진입로가 막혀서 다시 공사를 하기도 했다. 인도를 다 뜯어서 공사를 했는데, 막상 마치고 나니 장애인 표식이 싹 사라져서 다시 공사를 하는 적도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금을 낸 사람들과 그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본다. 내가 낸 돈, 정말 제대로는 쓰이고 있는 건가. 그건 더더욱 모르겠다.
이제 연말. 도로 공사는 대로와 주택가를 가리지 않을 거다. 낮과 밤도, 평일과 주말도 가리지 않을 거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길 막히는 강남의 답답함은 그 배가 될 게 분명하다. 짜증을 덜기 위해선 지금부터 평정심 유지를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갈 일이다.
<이진성 탤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