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추노', 결국 진짜 민폐는 좌의정이었나?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0.03.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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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폐언년은 무슨, 좌의정 이경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KBS 인기사극 '추노'가 25일 단 1회 방송분만을 남겨둔 가운데, 서서히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왜 그리 사람들이 많이 죽었는지, 그 배후는 누구였는지, 결국 이 모든 사단은 누구 때문에 빚어진 것인지.


24일 제23화 방송분에서 그 장본인이 여실히 드러났다. 진작에 알아챈 시청자도 많았다. 바로 좌의정 이경식(김응수)이다. 노비들의 영웅과도 같았던 '그분'(박기웅)이, 노비들에게조차 "형님"이라고 부르며 새 세상을 만들자고 감언이설하던 그 사람이 바로 좌의정의 끄나풀, 권력의 꼭두각시였던 것이다. 이 코가 약한 '그분'으로 인해 노비 수십 명이 비명횡사했다.

파란만장했던 인조(김갑수) 시대 좌의정 이경식의 위치를 잠깐 살펴보면 '추노'의 모든 미스터리가 단박에 풀린다. 정묘호란, 병자호란에 삼전도의 굴욕까지 당해 반청감정이 극에 달했던 인조와, 그의 이러한 어심을 정확히 읽어내면서 개인 치부까지 진두지휘했던 좌의정. 이 둘의 합작에 소현세자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추풍낙엽처럼 죽어나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추노' 사단의 빌미를 제공한 건 모두 좌의정이었다. 눈엣가시 같았던 소현세자의 충복 송태하(오지호)를 잡아오라고 추노꾼 대길(장혁)에게 500냥 약조를 한 것도 좌의정, 사위 황철웅(이종혁)에게 원손 석견과 송태하 일당을 제거하라고 시킨 것도 좌의정, 원손 역모를 구실로 정적들을 단숨에 해치워 버린 것도 좌의정, 천지호(성동일) 패거리들을 압구정에서 칼 맞아 죽게 한 것도 다름 아닌 좌의정 이경식이었다.


23화 방송분은 그 결정판에 다름 아니었다. 북벌이라는 인조의 어심과, 병자호란 이후 축성 개보수를 금지했던 당대 상황을 꿰뚫었던 그가 '노비들이 주도한 가짜 반란'을 일으켜 호적정리라는 노림수를 던진 것. 좌의정은 이를 통해 무려 '10만명의 양인'을 얻어내 북방 지역 축성, 청과의 전쟁에 동원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명분일 뿐, 그렇게나 물소뿔을 사재기 해놓은 것으로 봐서는 그의 내심은 오로지 축재와 자기안위에 쏠려 있다.

"조그만 희망만 던져주면 뭐든지 다 하는 천것들"을 이용해 반란 아닌 반란을 꾸민 좌의정, "내가 날개를 달아주시겠네"라며 책상물림 조선비를 꼬드긴 좌의정, "사위도 아들 아니신가"라며 황철웅의 부아를 치밀게 한 좌의정 이 높으신 양반이야말로 '추노' 최대의 민폐인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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