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 "미중년 3연작? 멋진 40대 보여주고파"(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4.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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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차승원. 올해 나이 마흔 하나.

그는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다. 29일 개봉하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체제를 뒤엎으려는 혁명가로, 6월 개봉 예정인 '포화 속으로'에선 멋을 아는 베테랑 북한군 장교로 등장한다.


영화 뿐 아니라. 하반기 방송되는 TV드라마 '아이리스2-아테나'에선 북한 스파이로 암약한다. 모두 멋스런 배역들이다. 차승원은 요 근래 정점을 이루고 있는 40대 남자배우들과는 또 다르다.

연극무대서 단련된 송강호 설경구 김윤석 등과 달리 차승원은 모델 출신이다. 가지 못한 길을 동경하는 것은 인지상정. 차승원은 멋진 외모에 유쾌한 분위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국경의 남쪽'과 '아들'이 대표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대중은 차승원의 눈물을 원하지 않았다. 차승원이 변신을 시도하면 외면하기 일쑤였다.


차승원은 다시 가장 잘할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멋진 남자. 그는 멋있는 불혹이 되길 원했다. '눈에는 눈,이에는 이' '시티홀' '시크릿' 등 최근작에서 차승원은 점점 뜨거워졌다. 대중은 그런 차승원을 환영했다.

-'시티홀'을 촬영하다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제의를 받았는데.

▶주위에서 이준익 감독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유해진씨도 많이 얻고 나올 것이라고 조언을 해줬고. 사랑에 대한 무한한 애정 같은 것을 느꼈다. 아, 내가 모자라는 부분이 이런 것인가 생각도 했고.

-맡은 배역인 이몽학은 혁명을 꿈꾸는 풍운아인데. 감정을 계속 누르고 연기를 해서 어려웠을 법 한데.

▶처음부터 어려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칼을 쓸 때만 야수성이 드러나도록 송곳니 모형을 끼었다.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계속 꾸는 인물이고. 솔직히 나는 이해했다. 남자가 잘못된 탐욕이더라도 그 길의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것을.

-맹인검사 역을 한 황정민도 고전했겠지만 눈 감고 휘두르는 칼을 일일이 받아내면서 했으니 그 또한 큰 고생이었을텐데.

▶쉽지 않았다. 중간 중간 컷이라도 많았으면 모를까. 처음부터 쭉 이어서 찍다보니 그냥 이 악물고 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다가 어느 순간 멋진 배역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특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과 '포화 속으로', '아테나'는 차승원의 미중년 3연작이라 불리는데.

▶맥이 없는 게 싫다. 20대에 맥이 없으면 순수해 보인다. 하지만 40대에 맥이 없으면 그냥 추레한 것이다. '레슬러'의 미키 루크처럼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외적으로도 노력을 하고 있다. 또 그런 캐릭터의 끝을 쳐보고 싶다. 멋있는 40대 남성이란 것에 극한까지. 그런 다음 멜로나 코미디를 하고 싶다. 물론 예전 같은 코미디와는 좀 다르겠지만.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이기도 한데.

▶누가 고맙게도 그런 기사를 써줬다고 하더라.(웃음)

-차승원은 '핫'하면서도 '쿨'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상반된 이미지인 터라 자칫하면 허공에 뜰 수도 있다. 불혹의 나이에 스스로를 지켜주는 중심이 있다면.

▶중심은 가족이다. 요즘 들어 가족이 점점 더 좋아진다. 집사람과 산 기간이 부모님과 산 기간보다 더 많다. 책임감이 아니라 가족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즐기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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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기자


-최근 2~3년간 쉼없이 출연한다. 다작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전혀 그렇게 생각 안한다. 우리나라 배우들은 오히려 작품을 너무 안한다. 너무 잰다. 난 안 되면 다음 작품으로, 그것도 안되면 또 다른 작품으로 하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40대 남자배우들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차승원은 그들과는 또 다른 부류인데. 모델 출신 배우들에겐 선례가 되기도 하고.

▶분명히 군들이 따로 있다. 그런 군들에서 내가 또 하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게 기쁘다. 후배들이 나처럼 시행착오를 하지 않도록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좋고. 요즘 따라 모델 출신 후배들이 자주 연락을 해온다. 그런 후배들을 보면 뿌듯하진 않는데 흐뭇하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사실 등장하는 장면은 30신 정도 밖에 안된다. 하지만 '타짜'의 아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각인되는데.

▶배우의 몫도 있지만 감독님과 다른 분들의 공이 크다. 시작부터 끝까지 이몽학을 찾는 이야기니깐.

-'포화 속으로'로 두 달만에 다시 관객을 만나고, '아테나'로 안방극장에서도 활약을 하게되는데.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다. 분명한 것은 '포화 속으로'는 이재한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다. 다른 전쟁영화와는 또 다를 것이다. '아테나'는 '아이리스'보다 스케일은 더 크지만 보다 소프트할 것이다. 사실 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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