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유준상·예지원, 칸에서 '하하하'(인터뷰)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5.2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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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하하하'의 홍상수 감독과 예지원,유준상이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유준상, 예지원이 칸에서 '하하하' 웃었다.

세 사람은 19일 오후5시(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대로격인 크로와제 거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홍상수 감독은 10번째 작품인 '하하하'가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칸을 찾았다. 올해로 6번째다.


홍상수 감독과 유준상은 18일 파리에서 칸으로 오는 테제베를 6시간 여 동안 타고 현지에 도착했다. 여느 감독과 배우들이 비행기로 의기양양하게 칸을 찾는 것과는 딴판이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제측에서 제공한 호텔도 윤여정에게 양보하고 배우들과 아파트에 함께 묵기로 했다.

예지원은 19일 두바이를 경유해 18시간 여 동안 비행기를 타고 칸에 막 도착했다. 지친 얼굴이라며 한사코 선글라스를 쓰고 있겠다는 걸 홍상수 감독이 "지원아, 벗어"란 말로 결국 벗겼다. 영화 제목 그대로 '하하하'였다.

예지원은 "막 도착해서 잘 모르겠는데 좋네요. 아직 실감이 안나요"라며 웃었다. 얼굴에 선글라스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유준상은 "감독님이 기차 타고 가자고 하셨는데 참 좋았어요"라며 "이번 목표는 재미있고 즐겁고 좋은 것만 보고 가자는 것이에요"라고 했다.


'하하하' 주제인 좋은 것만 보고 가자는 게 목표라는 것이었다. 소박한 꿈이자 홍상수 영화에 출연한 배우다운 일성이다. 유준상은 "2001년 니스로 여행갔을 때 칸 해변을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가야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오게 됐어요"라며 웃었다.

이 때 홍상수 감독은 벌떡 일어나 직접 물컵을 가져와 배우들에 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좋은 친구들과 왔으니 좋은 시간 보내야죠"라며 특유의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PD가 밥통을 갖고 와서 된장찌개 끓여 먹고 그러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칸에 오는 비법이요? 허허허"라며 웃던 홍상수 감독은 "안 가르쳐 주시는 건가요"라는 철없는 질문에 "참나"라면서 또 웃었다.

'생활의 발견' 이후 또 다시 홍상수 감독과 인연을 맺은 예지원은 "이번에는 통영으로 바캉스를 갖다 온 셈이죠. 문소리랑 열심히 놀러갔다가 현금이 없어서 문소리 남편이 계좌이체를 해준 적도 있어요"라며 즐거워했다.

이 때 유준상이 일어나 "자, 사진 찍습니다"라면서 홍상수 감독과 예지원, 국내 기자들을 연방 카메라에 담았다. 유준상은 "홍상수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여기 오는 순간까지도 많은 걸 반성하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런 배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좋은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같이 술 먹으면서 좋아요"라며 즐거워했다. 홍상수 감독은 예지원이 공식기자회견에 불어로 샹송을 해볼까 한다는 소리에 "껄껄껄" 웃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홍상수 감독은 예지원의 짐을 끌고 숙소로 향했다. 세 사람에 칸의 진정한 밤은 오늘부터인 것 같았다. 술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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