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극우파 위협에 보안검색 강화

칸(프랑스)=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05.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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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칸영화제측이 극우파의 위협에 영화제 본부인 팔레 드 페스티발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폐막을 앞둔 제63회 칸국제영화제가 극우파 위협에 보안검색을 강화했다.

21일(현지시간) 칸영화제측은 유례없는 보안검색을 실시했다. 통상 영화제 본부격인 팔레 드 페스티발에 출입하는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날은 다소 형식적이던 그동안과는 달리 가방 속 내용물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등 보안검색을 철저히 했다. 여기자들의 핸드백 속까지 뒤져 이곳저곳에서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보안검색은 칸필름마켓에서도 그대로 진행됐다. 폐막을 앞둔 터라 마켓은 대다수 업체가 철수했지만 보안요원들은 검색에 만전을 기했다.

뿐만 아니다. 이날 거리에는 전투경찰들이 아침부터 포진해 주위를 살폈다. 전날까지 제복경찰들이 거리를 통제하던 것과는 딴판이었다.


영화제측의 이 같은 보안검색은 극우파의 위협에 따른 것이다. 극우파들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딘 알제리 라시드 부샤렙 감독의 '아웃사이드 더 로우'가 프랑스 역사를 왜곡했다고 영화제 전부터 강하게 반발했다.

'아웃사이드 더 로우'는 1942년 독립을 촉구하던 알제리인 2만여명이 프랑스 경찰에 학살당한 사건을 다뤘다. '르 피가로' 등 보수 신문들은 부샤렙의 영화가 살해당한 28명의 프랑스인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영화제 한 관계자는 "전날(20일) 파리에서 '아웃사이드 더 로우'에 항의하는 극우파들의 시위가 열렸다"면서 "영화가 칸에서 공개되는 21일 극우파들이 이곳에 온다는 소식이 있어 검색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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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칸영화제측이 극우파에 위협에 전투경찰을 동원해 보안을 강화했다. 팔레 드 페스티벌 앞에 길게 늘어선 전투경찰 차량.


올해 칸영화제는 시작부터 정치적인 논란에 휘말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경쟁 부문에 출품된 '드라퀼라'가 이탈리아를 모독했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드라퀼라'는 지난해 4월 라퀼라를 강타한 지진 참사 후 현지에서 진행된 지진복구 과정을 다뤘다. '드라큘라'와 '라퀼라'를 합성해 제목을 정한 만큼 각종 비리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위선의 태양2' 역시 정치적인 논쟁에 휘말렸다. 프랑스 언론은 '위선의 태양2'가 "스탈린에 대한 찬양"이라며 "경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칸영화제에 필수적인 덕목 중 하나다. 다만 이 같은 영화 외적인 정치적인 논란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하녀' 임상수 감독이 연출했던 '그 때 그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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