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vs KBS '블랙리스트' 공방 향방은?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7.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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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동일 기자 eddie@


'KBS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김미화와 KBS간의 공방이 19일 김미화의 기자회견으로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게 됐다. "억울하다"는 김미화에 대해 KBS는 사과 없이는 법적 대응을 철회할 뜻이 없다며 계속해 강경 자세다.

◆김미화 "'KBS 블랙리스트' 있나?" vs KBS "사실무근" 명예훼손 고소


지난 6일 김미화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른바 'KBS블랙리스트'에 대해 언급한 뒤 파장이 일자 KBS는 즉각 반박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KBS는 "사실무근"이라며 "명백한 허위사실로 KBS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김미화를 경찰에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7일 고소했다.

KBS는 이번 사안과 관련 메인뉴스인 '뉴스9'를 통해 자사의 입장을 밝히는 등 김미화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8일에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 김미화가 내레이터로 참여한 KBS '다큐멘터리 3일' 관련, 심의 내용을 공개했다.


KBS는 "심의지적 내용은 내레이션의 호흡과 발음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면서 띄어 읽기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웠다는 것 이었다"면서 "따라서 심의실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기연예인을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기용하는 최근의 제작풍토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어떤 의도로 블랙리스트를 거론하고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위를 당장 멈추라"며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을 말하면서 그것을 지키는 근간인 방송법의 정당성을 침해하고 방송에 개입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적인 행위"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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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자회견에서 KBS의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건을 제시하고 있는 김미화 ⓒ유동일 기자 eddie@


◆김미화 "트위터 글은 푸념, 죄라면 수갑 찰 것" vs KBS "사과 안 해 유감"

이런 상황에서 김미화는 지난 14일 "19일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며 "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KBS는 김미화가 공식사과를 하지 않는 한 형사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만약 김미화가 기자회견에서 'KBS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해 KBS에 사과를 할 경우, 이번 논란과 관련 KBS는 '승리'와 함께 향후 '블랙리스트'사안이 또 다시 불거질 경우에 대비한 전례를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미화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답답한 심정을 일기처럼 트위터에 올린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왔다"며 ""어느 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화는 더불어 KBS 임원들에 대해 "예의를 갖추라"며 "임원 여러분들이 연기자의 밥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셔서 연기자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더불어 "다만 이번 사건에 있어서 저에 대한 명예훼손부분, 송사에 소모되는 정신적, 금전적 피해와 소모적 논란으로 야기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책임은 KBS 임원 여러분께 있다고 본다"라고 이번 논란의 책임에서 KBS가 자유로울 수 없음을 밝혔다.

김미화는 이날 KBS '임원회의 결정사항'과 SBS '출연 확인서' 등 문건을 제시하며 자신에 대한 KBS 측의 시각과 이에 대한 '정치적 오해'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사과를 기대했던 KBS는 이날 김미화의 기자회견 직후 "사과를 안 해서 유감"이라며 법적 절차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김미화가 제시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 '블랙리스트'와 전혀 무관하다는 뜻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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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찰 조사를 마친 직후 김미화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완식 기자


◆조사 마친 김미화 "결과 기다리겠다..KBS 맞고소는 변호사와 상의"

김미화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께까지 5시간에 걸쳐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김미화는 덤덤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 판단은 나중에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대해 "방금 조사를 끝낸 만큼 차차 밝혀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KBS에 대한 맞고소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변호사와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KBS의 고소 직후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진 김미화가 '원만한 해결'의 여지를 어느 정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억울함에 대해서는 확실한 의사를 전하되 사태가 악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미화에 대해 조사를 마친 경찰은 오는 21일 KBS측에 대해 보강조사를 실시할 예정으로, 이후 김미화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측 간 공방이 '원만한 해결'을 이룰지 끝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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