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김미화 '갈등', 시작에서 봉합까지 5개월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11.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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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9일 1차 조사에 앞서 김미화가 KBS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서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유동일 기자


KBS와 방송인 김미화가 이른바 'KBS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갈등을 5개월 만에 마무리 지었다. 양측은 지난 주 만남을 갖고 이번 갈등이 무의미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고소취하-유감표명을 하는 것으로 이번 갈등을 일단락 짓기로 최종 합의했다. KBS 9일 김미화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할 예정이다. KBS-김미화 갈등의 5개월을 정리했다.

◆7월 6일 오전-김미화, 트위터에 "KBS 출연금지문건 때문에 출연 안된단다"


지난 7월6일 김미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S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단다"라며 "KBS에 근무 하시는 분이 이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 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달라. 참 슬프다"라고 밝혔다.

◆7월 6일 오후-KBS, "'블랙리스트' 사실 아니다" 김미화 명예훼손 고소

이에 대해 KBS는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방송인 김미화 씨의 'KBS 블랙리스트 존재' 발언과 관련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특히 유명 연예인으로서 사회적 공인인 김미화 씨의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김미화에 대해 명예훼손혐의로 서울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7월 8일-KBS, 김미화 내레이션 심의 공개

KBS는 이날 지난 4월 김미화가 내레이터로 참여한 KBS '다큐멘터리 3일' 관련, 심의 내용을 공개했다.

KBS는 "심의지적 내용은 내레이션의 호흡과 발음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면서 띄어 읽기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웠다는 것 이었다"면서 "따라서 심의실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인기연예인을 다큐멘터리 내레이터로 기용하는 최근의 제작풍토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어떤 의도로 블랙리스트를 거론하고 이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행위를 당장 멈추라"며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을 말하면서 그것을 지키는 근간인 방송법의 정당성을 침해하고 방송에 개입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적인 행위"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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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유동일 기자


◆7월 19일-김미화 1차 경찰조사 "푸념이 죄라면 기꺼이 받겠다"

김미화는 경찰 조사에 앞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김미화는 "답답한 심정을 일기처럼 트위터에 올린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은 방향으로 왔다"며 "자사 노조에서 성명서를 통해 문제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서 때문에 제가 일종의 기피인물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말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아침에 짤막한 글로 하소연을 했더니 당일 여러 경로를 통해 으름장을 놓고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만약 제가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고 말했다.

◆8월 12일-경찰 2차 조사

◆10월 5일-경찰 3차 조사

김미화는 이날 경찰 출두 직전 "지금까지 KBS측이 임원, 간부, 측근을 통해 7개 경로로 16번이나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10월 18일-김인규 KBS 사장, 국정감사서 "김미화 사과하면 고소 취하"

김인규 KBS 사장 역시 지난 10월 18일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김미화씨가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KBS의 요구에 김미화는 "KBS가 사과해야 한다"고 맞서, 양측간의 대립이 격화됐었다.

◆10월 26일-김미화 4차 조사, '연예가중계' 작가와 대질심문

김미화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교수이자 프리랜서 재즈음악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남편이 지난 6월 음반을 냈고, 친구가 작가로 있는 '연예가중계'에 음반 쇼케이스 취재의사를 타진했다"며 "친구의 답변은 'PD와 회의를 해보니 김미화는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서 출연이 어렵다더라, 윗사람들과 오해를 풀어야겠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와 관련 KBS 내부 관계자인 '연예가중계' 작가가 최초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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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임성균 기자


◆10월 27일-'연예가중계' 작가 "10년 친구가 뒤통수쳤다"

김미화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처음 알려줬다고 주장한 '연예가중계' 작가는 "10년지기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일반인 남편의 출연 부탁에 아이템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1월 2일-KBS 예능국장, 김미화 측 1차 접촉

KBS 측과 김미화는 지난 2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실익이 없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11월 5일-KBS 예능국장, 김미화 측 2차 접촉 후 최종합의

양측은 5일 오후 다시 만나 김미화가 KBS에 '블랙리스트'와 관련 '유감표명' 수준의 사과를 하고, KBS는 김미화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11월 9일 오전-KBS "김미화 고소취하" 공식발표

KBS는 "애초 김미화 개인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법적으로 증명받기 위해 고소를 제기한 것이었으며 이제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인된 이상 공영방송으로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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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6일 경찰 4차 조사에 앞서 기자회견 중인 김미화 ⓒ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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