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 "女神이요? 신전이 미어 터지겠어요"(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0.12.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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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일 기자


올해 이민정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가 있을까?

이민정은 '시라노:연애조작단'으로 영평상을 비롯해 대종상, 청룡상, 디렉터스컷 등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레드카펫에 오를 때마다 '여신'이라는 칭호를 아끼지 않으며 상찬을 퍼부었다.


불과 3개월 전 영화 개봉을 앞둔 이민정은 "흥행도 사랑도 아직 고기 맛을 못봤다"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랬던 이민정은 이제는 포털사이트에 "이민정과 김태희 중 누가 더 예뻐요"라는 질문이 올라오는 스타덤을 누리고 있다. 거머쥔 신인상만 6개, 스타일상 2개, CF가 8개, 지금 이민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임에 분명하다.

"여신이라는 말은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정말 거리가 멀거든요."

이민정은 팬들과 언론이 붙여준 여신이란 칭호에 손을 내저었다. 그런 칭호는 수애 선배처럼 우아함이 절로 피어나는 배우들에게 붙어야 한다고 했다. "나 같은 여신이 그렇게 많으면 신전이 미어터질 것"이라며 웃었다. 여배우가 이렇게 신경을 안 쓰고 다녀도 되나,라고 할 정도로 여전히 털털하고 편안했다.


이민정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남들보다 늦은 25살에 연기를 시작했다. 카메라 울렁증도 있었고, 인지도가 없다고 촬영 전날 다른 배우로 바뀌었다는 통보도 받았다. 무명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단숨에 찾아온 스타덤은 이민정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두 달 동안 하루도 못 쉬고 일했어요. 1월부터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서 미리 CF도 찍어야 했고 시상식에도 불러주셔서 갔으니깐요"라고 했다. 그래도 "별로 나돌아 다니지 않아서 인기 같은 것은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민정은 "그저 내가 찍은 영화도 흥행에 성공하는구나"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럴 것이 이민정이 출연했던 '팬트하우스 코끼리' '백야행' 등은 관객의 큰 사랑은 받지 못했다. 이민정 역시 주목받을 무엇인가를 드러내진 못했다.

그럼에도 이민정이 찾아온 스타덤에 담담할 수 있었던 것은 늘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기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견디고 견디면서 차곡차곡 준비했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밑밥을 깔아놨으니깐"이라며 웃는 그녀.

"전 언제나 최악을 생각해요. 운전을 해도 교통사고를 늘 염두에 두죠. 그래서 덜렁거리는 성격에도 항상 조심하니깐 큰 사고가 없어요." 늘 최악을 생각하는 성격인데도 연기자로 늦은 나이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모험을 하다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각오가 이민정의 오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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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일 기자


항상 비관적인 상황을 설정한다는 그녀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와 신인상들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웠을까? 이민정은 "신인상을 받으면 어깨에 트럭이 올라온다고 하잖아요"라며 "내가 받을 만한 사람인가를 되묻게 되요"라고 말했다.

대종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뒤 인기상에 호명됐을 때는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 앞에 원빈을 가리기도 했다. 퇴장도 반대로 해서 진행요원이 쫓아간 적도 있다.

"저한테도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로는 많은 것을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수상 소감은 한 시상식에서 주면 다른 시상식은 안주는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준비하지를 못했다고 털어놨다.

오히려 제일 무서워하는 게 시상식 전 포토월 앞에서 사진을 찍히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꼭 도마에 오른 것 같아요.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해서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해"라고 덜덜 떨었다고 했다. 이민정은 "그렇게 의식하고 찍으니깐 처음에는 밀가루 인형처럼 허옇게 나오더라"며 웃었다. "그것도 과정이라고 생각하니깐 조금씩 나아지더라"던 그녀는 "그러니깐 여신이란 말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줄 아시겠죠"라며 입꼬리가 찢어질 듯 크게 웃었다.

"우등상이나 개근상처럼 잘했다고 한 번 받으면 끝나는 상이 아니잖아요. 더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깨기 싫거든요."

이민정은 "믿는다"라는 말에 약하다고 했다. 비음 섞인 콧소리마저 나만의 특색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녀는 새해 SBS 드라마 '마이더스'로 안방극장에 인사를 한다. 김희애 장혁 같은 쟁쟁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정말 많이 배울 것 같아요. 부드러운 카리스마 김희애 선배님과 정말 착하면서도 연기에 투철한 장혁 선배님. 다들 새벽 6시에 일어나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아, 저도 일찍 일어나야 할 것 같아요."

"머니투데이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한 이민정은 새해에는 "관객들이 믿고 티켓을 사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믿어주세요. 정말 그 말에 약해요"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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