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2NE1 공연하라"..英팬 런던서 춤바람 시위(종합)

英팬 300명 YG소속 가수들 초청 공연 요구 플래시몹 행사

런던(영국)=박영웅 기자 / 입력 : 2011.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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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를 영국으로, K-POP 영원히 사랑해"

K-POP이 영국 런던 시내에 울려 퍼졌다. 9일(영국 현지시각) 오후 3시 런던 트라팔가 광장. K-POP에 빠진 유럽의 젊은이들이 한마당 춤판을 벌였다.


2NE1의 복장을 그대로 따라한 10대 흑인 소녀부터, 능숙한 억양으로 빅뱅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파란 눈의 청년까지, 다양한 인종의 유럽 팬들이 2시간에 걸쳐 K-POP 사랑을 외쳐댔다.

팬들은 이날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현지 공연을 요구하는 플래시몹(Flash Mob, 불특정다수의 군중이 모여 짧은 시간 동안 펼치는 퍼포먼스) 행사를 벌였다. 약 300명의 한류 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트라팔가 광장, 템즈강 골든 쥬빌리 브리지까지 K-POP은 멈출 줄 몰랐다.

이날 팬들은 짜임새 있게 세트 리스트와 안무를 구성해 성의 있게 K-POP을 소개했다. 2명의 흑인 소녀들이 2NE1의 히트곡 '롤리팝'에 맞춰 춤을 추자 팬들은 손을 뻗어 커다란 원을 그렸고, 익숙한 멜로디의 후렴구가 흘러나오자 열광적인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이들은 커다란 하나의 무리를 지어 YG 가수들의 20여 곡 무대를 쏟아냈다. '파이어'(Fire) '투나이트'(Tonight) '러브 송'(Love Song) 등 빅뱅 2NE1의 히트곡들은 물론 힙합그룹 원타임 세븐의 히트곡에 최근 MBC '무한도전 가요제' 출전곡인 '바람났어'까지 등장했다.

산다라박의 꽁지머리에 2NE1의 독특한 원색 의상을 입은 흑인 소녀들은 직접 만든 플래카드와 응원도구로 YG사랑을 외쳤다. 'YG가 제일 잘 나가' '빅뱅 사랑해' 'Bring YG to the UK' 등 현지공연을 요구하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은 노래를 타고 런던 시내에 퍼졌고, 떠들썩한 소동에 지나가던 관광객들과 현지 시민들의 발길도 멈추게 했다. 뜨거운 카메라 셔터도 연신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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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건 빅뱅 대성을 위한 팬들의 퍼포먼스였다. 최근 교통사고를 겪은 그를 위해 솔로 곡 '베이비 돈트 크라이'(Baby Don't Cry)를 합창한 것. 가사를 외우지 못한 팬들을 위해 영어로 적혀진 노랫말 프린트를 나눠 갖고 "대성 울지마"라고 위로의 노래를 띄웠다.

트라팔가 광장의 심장부를 점령한 300여 팬들은 내셔널 갤러리 앞에서 공연을 펼친 뒤 템즈강 골든 쥬빌리 브리지로 향했다. 세계적인 문화축제 템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런던 아이를 잇는 다리에서도 K-POP은 끊일 줄 몰랐다. 이들은 빅뱅 2NE1의 노래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현지 관광객들에 K-POP을 소개했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축제 이상의 분위기였다.

대중음악의 성지로 통하는 영국에서 이 같은 한류 행사가 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이다. 차도르를 착용한 소녀, 파란 눈빛의 이들을 하나로 묶은 것은 K-POP에 대한 열정 뿐, 이들은 "저 멀리 한국에 우리의 K-POP 사랑이 전파되길 바란다"며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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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엇보다 '음악언어에 대한 충만한 이해'와 '소통을 이끄는 음악적 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팬들은 한국 음악의 특징으로 호소력 있는 가사와 역동성 등을 꼽으며 그런 점들이 영국 젊은이들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어느 나라보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콧대 높은 영국 문화의 중심지 런던에서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자체가 큰 성과인 것이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김경민(Katy·18) 씨는 "K-POP에 홀린 영국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느껴졌던 플래시몹이었다"며 "많은 이들이 서로 재미있게 즐긴 건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랑스에서 온 열정적인 K-POP팬도 만났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마리아(20)는 "프랑스에 살지만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까지 왔다"며 "새롭고 매력적인 K-POP에 빠졌다. 음악을 통해 한국에 대한 세련된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했다.

영국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는 팬들의 문화는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수준이다. K-POP 팬 문화가 열풍의 불씨를 피우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에서 현지 관계자들은 '열풍'이 아닌 '상륙'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팬 문화가 응축돼 나타난 현상이다.

K-POP 콘테스트를 여는 등 한류 알리기에 한창인 주영한국문화원 전혜정 사업총괄팀장은 "이제 K-POP이 영국에 자리를 잡고 상륙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보면 된다. 9월에 열리는 템즈 페스티벌에도 초청받는 등 점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날 플래시몹 행사에는 템즈 페스티벌의 총 책임자도 직접 방문해 K-POP의 가능성을 봤다. 아드리안 에반스 총 책임자는 "모든 국적을 떠나 모여든 런던 내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올해 템즈 축제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개할 것이다. 그중 K-POP을 템즈 축제에 선보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 대중가요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던 것이 영국에서 한류 열풍의 작은 불씨를 피웠다. K-POP의 가능성을 본 영국 런던의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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