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슈스케' 될까?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11.08.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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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짝을 찾고 싶다.'

그렇다. 세상이 생긴 이래로 싱글들에게 변함없는 진리요, 사실이다.


언젠간 부모를 떠나 배우자와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짝 찾기'는 너무나 중요하다. 어떤 아내를, 어떤 남편을 맞이하냐에 따라 지금까지 살던 내 방식과 너무나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건 경제적인 부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가정환경, 인품 등등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다.

그러니,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다',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 (이 얘기들에 동의하든 말든 상관없이) 이런 말들이 다 생긴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나에게 꼭 맞는 맞춤 배우자를 찾기 위해서, 알게 모르게 수많은 작업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수도 없이 만나는 이성들을 살펴보면서 무의식중에서라도 괜찮은가, 아닌가를 속으로 가늠하고 있지 않는가 이 말이다.


그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짝'이다.

이성 앞에서만 드러내는 내숭을, 이성간의 밀고 당기기를, 엎치락뒤치락 호감이 옮겨가는 마음을 다 볼 수 있으니 한 번 시청하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저절로 눈이 간다.

언젠가부터 방송의 대세는 '리얼리티'였다. '무한도전'이니 '1박2일'이니 등등을 필두로 해서 온갖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하지만 수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 동안에도 공중파에서 끝까지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이 바로 일반인들의 미팅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다.

외국에서는 꽤 유명한 프로그램들도 많았고, 우리나라에도 케이블에선 잠깐 시도하긴 했었지만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는 둥 마는 둥 사그라져 갔다.

그 이유를 단 한가지로 말할 순 없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이유는 너무 노골적이라는 것이었다. 외국의 유명 미팅 프로그램들처럼 노출이 심한 의상들을 입고 춤을 추고, 파티를 하는 모습들이 아직 보수적인 면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선 좀 민망해 보였다.

연예인이 참여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있다.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은 늘 '특별한' 일반인들이 나와야 성공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미팅 프로그램들이 '동거동락'처럼 연예인들이 출연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짝'은 일반인들의 미팅이라는 큰 틀은 갖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은 우리나라에 어울리도록 독창적으로 만들었다.

노출 의상이라던가, 클럽에서 볼 수 있는 부비부비 춤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오직 출연진들의 속마음에 초점을 맞춰서 방송하고 있다.

'저 사람의 저런 행동은 진짜 날 좋아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찔러보는 걸까?'

'A도 괜찮고, B도 괜찮은데... 도대체 누구를 고를까?'

'저 사람이 나한테 했던 행동 때문에 서운해. 기분 나빠.'

그들의 속마음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 친한 친구나 내 형제자매와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 확실하게 사귀기 직전까지 함부로 밝힐 수 없는 속마음들이 보여진다 이 말이다. 동시에 시청자 역시 짝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어떤 인물이 가장 괜찮을지 점수를 매기고 있다. 화면 속 출연자들이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해 주고 싶은 심정을 가지고.

게다가 이름이 아니라 1호, 2호... 호수로 부르니 시청자 입장에서 그들의 도식표가 눈에 더 확 들어오는 장점까지 가지고 있다.

이렇게 '짝'은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콘셉트로 일반인들의 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되었다.

'슈퍼스타K'의 성공으로 모든 방송사마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수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고 지금 대세다. 그렇다면, 과연 '짝'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러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선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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