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19禁 전설 '친구' 잡고 10월의 전설 될까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10.0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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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혁 감독의 '도가니' 기세가 대단하다. 10일만에 2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13일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도가니'는 4일 10만 4250명을 동원, 누적 309만 3354명이 극장을 찾았다. 지난달 22일 개봉해 불과 13일만에 거둔 성과다. '도가니'는 1일부터 3일까지 이어진 개천절 연휴에 100만명을 불러 모아 폭발적인 흥행세를 과시했다.


'도가니'의 이 같은 흥행속도는 지난해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아저씨'(618만명)가 17일만에 300만명을 넘어선 것보다 4일이나 빠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 이례적인 흥행속도다. 어두운 이야기에, 그 흔한 액션 장면 하나 없는, 사회 고발성 영화가 세상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 영화계의 관심사는 '도가니'의 이 같은 흥행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쏠려있다. '도가니'는 4일 512개 스크린에서 상영됐으며, 점유율은 49.0 %를 기록했다. 2위인 '의뢰인' 점유율이 25.2 %인 점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좌석점유율도 48.36 %를 기록했다.

'도가니' 배급을 맡은 CJ E&M 홍보팀 최민수 과장은 "지난 주말에 개봉 2주차인데도 불구하고 프린트를 더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해외 블록버스터도 아닌데 이런 요청은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실제 '도가니'는 당초 460개 스크린에서 시작했지만 지난 2일 766개 스크린까지 300개가 넘는 스크린이 늘어났다.


25억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영화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도가니'는 이 같은 흥행속도라면 19금의 전설로 불리는 '친구'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도가니'는 2001년 3월31일 개봉해 818만 관객을 동원한 '친구'보다 흥행 속도가 빠르다. 물론 스크린수의 차이를 비롯해 외형적인 차이는 있지만 '친구'가 개봉 셋째 주말에 200만명을 넘어선 데 비해 '도가니는 개봉 10일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흥행 속도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쌍화점'(19일), '추격자'(20일), '이끼'(21일)보다 300만 고지에 빠르게 올랐다.

'도가니'의 이 같은 흥행속도는 영화의 몰입도도 상당하지만 영화 외적인 이슈몰이가 엄청났기에 가능했다. '도가니'는 2005년 광주 인화학교에서 교장과 교직원, 선생들이 학생들에게 성폭력과 폭행을 가했던 실화를 다룬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기자시사회가 끝나고 SNS를 통해 '꼭 봐야 할 영화'라는 입소문이 돌았다. 영화 속에서 조명한 광주 인화학교 사건과 그 사건이 어떻게 잊혀졌는가에 대한 분노가 사회적인 공분을 일으켰다. 마침 국정감사에 10.26 재보선을 앞둔 정치권은 발 빠르게 반응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아동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재수사 요구가 들끓자 청장 직속 지능범죄수사대를 광주에 파견하고 광주경찰청 성폭력 사건 전문수사관 10명과 함께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숙사가 설치된 전국 41개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의 생활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인화학교를 끝내 폐교시켰다.

'도가니'는 현재 흥행속도라면 이번 주말 4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500~600만명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바람이 분다면 '써니'가 세운 올해 한국영화 최고흥행 기록(744만명)을 넘을 것 같다. 경찰청장, 대법원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한 마디씩 더하는 것도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도가니'를 모르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10월 극장가에 '도가니' 외에도 '완득이' '투혼' '오직 그대만' '오늘' 등 새로운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한다. CJ E&M이 20일 개봉하는 '완득이'도 배급하기 때문에 스크린 확보에도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극장가가 8월 같은 성수기가 아닌 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과연 올해 한국영화 '핫 이슈'가 된 '도가니'가 3월의 전설 '친구'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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