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 20일 종영, 극본·연출·연기 3박자 완벽했다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12.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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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와 이를 지켜주는 남자의 순애보로 많은 사랑을 받은 SBS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이 20일 최종회 방영을 앞두고 있다.

'천일의 약속'은 드라마 '불꽃', '부모님 전상서',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 다수의 작품을 히트시킨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감독 콤비의 만남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최근 홈드라마를 선보인 김 작가가 선보이는 정통 멜로드라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수현식 멜로는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통했다. 문어체의 대사와 수애의 독백은 기존 멜로드라마와 확실히 차별화된 매력을 발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비현실적인 스토리 전개에 비일상적 대사를 비판했으나, 그것은 김수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였다. 덕분에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다뤄졌던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는 '천일의 약속'을 통해 더욱 각광받았고, 이 병이 갖는 근원적 고통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을영PD의 연출력 또한 한몫했다. 드라마는 만나고 사랑하게 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일상적 흐름을 따라가지 않았다. 첫 장면부터 파격적인 배드신으로 시선을 끌며 이미 뜨거운 사랑에 불타올라 있음을 암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별. 통상적인 전개를 거부한 파격적 플롯이 드라마의 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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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김래원 정유미ⓒ사진=SBS 홈페이지



알츠하이머에 걸린 30세 여성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수애의 열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수애는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자존심 있는 이서연을 완벽히 소화해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시금 굳혔다. 특히 "엿 먹어라! 알츠하이머"라고 분노하는 장면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김래원 역시 오랜 공백기 후 복귀작임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연기력으로 지고지순한 남자의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역시 김래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신예 정유미는 이 드라마를 통해 확실히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방영 전만 해도 영화배우 정유미와 동명이인이라는 것이 그에 대해 알려진 전부였지만, 이제 정유미 하면 '천일의 약속'의 '오빠바보' 정유미를 먼저 떠올릴 만큼 입지를 다졌다. 순수하고 희생적인 캐릭터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는 노향기로 완벽히 분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받았다.

주연보다 더 주목받은 중견연기자들의 활약이 드라마의 빛을 더했다. 특히 김래원과 정유미의 엄마 역으로 나온 김해숙, 이미숙의 이야기는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천일'을 약속하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보다 더 주목을 받는 것은 흥미롭게도 '엄마'들의 우정이었다. 개성 강하고 힘 있는 캐릭터와 탁월한 연기력이 빚어낸 이례적 현상이었다. 연기력을 찬하는 것이 무의미한 경지에 오른 그들이지만, 그들이 없는 '천일의 약속'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편 지난 19회 분에서는 이서연(수애 분)이 아이를 낳은 뒤 병세 악화로 딸을 기를 수 없는 모습이 그려져 안타까움을 낳았다. 서연은 자살시도를 하는 등 더욱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아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천일의 약속'이 어떤 결말로 대장정을 마무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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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김해숙ⓒ사진='천일의 약속'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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