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의 눈물', 북극·아마존·아프리카 신화 이을까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1.12.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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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자연환경 다큐시리즈 '지구의 눈물', 그 마지막 편 '남극의 눈물'이 마침내 시청자들과 만난다.

2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10층 회의실에서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아프리카의 눈물'을 잇는 '지구의 눈물'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편인 '남극의 눈물'(연출 김진만 김재영) 프롤로그가 처음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연출자 김진만PD와 김재영PD, 송인혁 촬영감독 등 제작진이 참석해 1000일간의 촬영기과 12개 기지 사람들과의 만남, 남극의 혹독한 추위와 싸운 2년간의 대기록을 전했다.

앞서 '아마존의 눈물'도 연출했던 김진만PD는 "겨울에는 들어가고 나오는 교통수단이 없다. 남극에 한번 가면 300일 가까이 촬영을 하지 않으면 안됐다"라며 눈과 얼음만 가득한 남극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육체적인 고통도 컸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해양팀을 맡았던 김재영PD는 "황제펭귄 말고는 해양 쪽으로 집중이 돼 있다. 드레 이크 해협이라고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다를 배를 타고 다녔는데, 상당히 힘들었다. 칠레에서 4박5일 배를 타고 남극으로 가 서식지를 찾아 다녔다. 그런데 서식지가 환경에 따라 변하다보니까 쉽지 않았다"라고 어려웠던 점을 밝혔다.


촬영 중간 심적으로 갈등이 생기는 일들도 생겼다. 킹펭귄을 촬영하던 도중 패트롤에게 공격당한 새끼가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김재영PD는 "새끼가 애처롭게 다가왔지만 관찰자인 우리가 구해줄 수도 없고 밀쳐낼 수도 없었다. 촬영 감독이 이를 조심히 지켜보며 적절하게 대처를 했다. 그런데 어린이들이 보면 좀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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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재영PD, 송인혁 촬영감독, 김진만PD ⓒ사진=MBC


그는 또한 "촬영감독 한 분이 5일 동안 배 멀미를 하면서 아무것도 못 먹다보니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도 촬영을 계속했고, 배의 선장이 한국인들 독하다고 하더라"라고 고생담을 전하기도 했다.

힘들었던 순간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송인혁 촬영감독은 "촬영자로서 황제펭귄을 만나는 매 순간이 좋았던 것 같다. 짝짓기하고 알을 낳고, 먹이를 구하고, 새끼에게 먹이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펭귄이라기보다는 옆집에 사는 청년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반갑고 항상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진만PD는 "새끼가 부화하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알 떨어뜨릴 때 안타까움이 앞에서 느껴졌다. 배를 들었을 때 알이 깨지며 새끼가 우는 순간 등이 정말 감격적이었다. 또 펭귄이 저를 따라올 때 제가 이들에게 받아들여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재영PD는 "킹펭귄들이 탁아소처럼 새끼들을 모아 지켜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는 새끼 펭귄을 어른 펭귄들이 막아주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데, 다른 다큐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부모가 아닌데도 함께 방어를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그곳에서의 즐거웠던 순간과 혹독한 시간들이 아직 생생한 제작진은 "아마존 촬영이 끝나고 나니까 그 친구들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처럼, 나중에 남극의 펭귄들과 코끼리해표, 물개, 혹등고래가 그리워 질 것 같다"라면서도 "지금은 남쪽으론 쳐다보고 싶지도 않다"라고 말해 노고를 짐작케 했다.

'남극의 눈물'은 애초 12월 초 첫 방송을 예정했으나, 제작진이 예상치 못한 블리자드로 고립되면서 귀국이 연기돼 방송 일정이 늦춰졌다. 마침내 23일 첫 선을 보일 프롤로그 '세상 끝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부에서 5부까지는 2012년 1월부터 본격적인 방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2년간에 걸친 제작진의 촬영으로 '남극의 눈물'에서는 1년간의 항해 끝에 접근에 성공한 남극의 해양생태계부터 세계에서 가장 접근하기 힘든 황제펭귄의 생애까지 남극 생태계의 모든 것이 펼쳐진다.

남극권 전역에서 촬영한 남극의 모든 종류의 펭귄과 알바트로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촬영하기 힘들다는 황제펭귄의 1년과 세계 최초로 촬영한 혹등고래의 남극에서의 좌초, 남극 해양생태계의 비밀이 펼쳐질 예정이다.

제작진은 턱끈펭귄 천 마리의 목숨을 앗아간 조류콜레라와 남극 생태계를 위협하는 쥐의 발생, 무너지는 유빙을 목격했다. 인간의 자취가 미치지 못한 마지막 대륙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아문센 남극 탐험 100주년, 제작진이 함께 한 총 7개국 12개의 기지를 방문해서 남극에 살고 있는 극지인들의 삶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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