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김원효·정명훈, 新개그콤비 노려볼까?(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2.08.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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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개그맨이 만났다. 전혀 다른 웃음 포인트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니 웃음이 두 배가 됐다.

개그맨 김원효(31)와 정명훈(33)은 지난 7월 22일부터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어르신'으로 일명 어르신과 바보로 시청자들에게 반전 웃음을 안기며 사랑받고 있다.


김원효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비상대책 위원회'(이하 '비대위')에서 유행어 '안 돼'를 탄생시키며 이른바 대세 개그맨에 합류했다. 정명훈은 1년 만에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바보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어르신'으로 만난 김원효와 정명훈은 개그계에 새로운 콤비로 주목 받고 있다.

1년 만에 '어르신'으로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정명훈은 요즘 신인 때 느꼈던 개그 무대에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 나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어르신'이 방송되기 전 몇 번 녹화를 했죠. 1년이나 '개그콘서트'를 떠나 있었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까 긴장감에 심장이 두근거려요. '개그콘서트'에 복귀한 후 무대와 저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죠. 자신과 무대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싶다면 잠시 '개그콘서트'를 떠나 있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아요. 저는 앞으로 떠날 생각은 없고,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소중함을 깨달았거든요."


김원효는 바보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는 정명훈과의 호흡에 대해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두 사람은 2007년 방송한 '개그콘서트'의 코너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로 만난 적이 있다.

"(정명훈) 형과의 호흡은 잘 맞아요.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1회 때 무대에 같이 섰어요. 이광섭씨의 캐릭터였죠. 이후 '어르신'에서 다시 만나게 됐어요. 명훈형은 '어르신'에서 원래 없었죠. 감독(서수민PD)님에게 코너 검사를 맡았는데, 어딘가 밋밋하다고 하셨어요. 그 때 명훈형 생각이 났어요. 형을 코너에 넣었는데, 감독님께서 좋다고 하셨죠. 그래서 지금 한 무대에 서고 있어요."

김원효의 부름에 바로 달려갔다는 정명훈은 자신의 바보 캐릭터에 대해 보기만 해도 웃을 수 있는 게 포인트라고 했다.

"'어르신'에서 저의 바보 캐릭터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게 특징이에요. 단순한 개그가 쉬울 것 같지만 쉽지가 않아요. 바보라고 해도 너무 단순하면 재미가 없다고 봐요."

김원효는 어르신(노인) 캐릭터에 대해 할아버지가 아닌 할머니로 콘셉트를 잡았었다고 밝혔다.

"저는 할머니 캐릭터가 잘 맞아요. 누가 네덜란드 할머니를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이번 코너에서 할아버지 캐릭터를 한 건, 앞서 장동민씨 캐릭터도 있어서 근엄한 할아버지를 캐릭터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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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어르신'에서 김원효와 정명훈이 만났을 때, 이 코너의 특징인 반전 개그가 더욱 빛난다. 덕분에 두 사람이 짧은 분량이지만 개그계에 새로운 콤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원효와 정명훈은 콤비 개그에 대해 머쓱해 했다.

"'어르신'에서 바보 캐릭터인 행동에 따른 바보죠. 요즘 시대에 맞는 바보라는 표현이 적절할 거 같네요. 어머니께 효도하려하고, 누군가에게 선물도 주려는 캐릭터잖아요. 그러다 행동에서 반전 개그가 나오죠. 그러면서 자연히 제 캐릭터와 호흡이 잘 맞는 거 같아요. 시청자들께는 저희의 호흡이 신선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김원효)

김원효와 정명훈의 콤비 개그는 앞으로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두 사람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함께 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콤비 개그는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호흡이 중요하기 마련이다.

"함께 개그를 한다는 건 호흡이 중요합니다. 특히 서로의 개그 코드도 맞아야 하고, 아이디어 회의 때 스타일도 맞아야 하죠. 누구는 장시간 동안 머리를 맞대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희는 짧고 굵게 하는 편이죠. 원효와 회의할 때 정해진 시간 안에 맞추는데, 저희는 천재형 스타일이에요."(정명훈)

"명훈형은 자기 분량을 미리 짜오는 편이라 회의 때 수월해요. '어르신' 아이디어 회의 할 때 서로 만났다가 눈빛만 교환하고 헤어질 때가 있어요. 컨디션 좋은 날은 회의 내용이 알차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죠. 아이디어가 순식간에 떠오른 건 아니잖아요. 서로 아니다 싶으면 서로 내일을 기약하고 제 할 일 하는 편이에요. 그게 더 효율적이죠."(김원효)

김원효는 '비대위'를 통해 사회의 안일함을 꼬집었다. '어르신'이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개그 코너지만 김원효 특유의 풍자 개그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것도 넣었지만 편집됐어요. 일단 저희 코너는 재미가 우선이에요. 시의적인 걸 넣을 수 있는 코너들이 있고, 재미로만 볼 수 있는 게 있죠. '어르신'에서 우리 마을은 좋다라고 표현하지만 그 안에 반전이 있잖아요. 마을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 사회성이 있다고 봐요. 우선은 재밌게 봐주셨으면 해요."

김원효는 아내 심진화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불안한 것도 많다고 토로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져야 하는 것과 아내도 연예인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 보다 행동거지에 조심성이 생긴다고 밝혔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지고 있는 김원효는 2세 계획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젊다고 생각해서 마음만 가지면 금방 2세를 볼 거라고 생각했죠. 지금 노력 중에 있어요. 방송 활동이나 CF 활동으로 2세 계획이 늦어지는 건 아니에요. 저는 사실 한 번에 쌍둥이를 본 정형돈 형이 부러워요. 2세 계획을 세우고 한 번에 아이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부러웠어요."

아직 미혼인 정명훈은 김원효의 결혼 생각에 부러워했다. 연애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효의 결혼 생활이 부러워요. '개그콘서트'로 성공도 하고, 집도 얻고, 결혼도 했으니까요. 결혼한 선후배를 보면 생활이 안정돼 보여요. 삼각대를 펼친 것처럼 보여서 그게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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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김원효와 정명훈이 출연하는 '개그콘서트'는 요즘에도 개혁의 바람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두 사람이 본 '개그콘서트'의 개혁은 어떨까. 살벌하다고 소문이 난 '개그콘서트'의 개혁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시선은 조금 달랐다.

"'개그콘서트'는 재밌고 행복한 집단이이에요. 멀리서 보면 개그 공장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떨 때는 개그 아이디어를 짜느라 답답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답답한 거 보다는 좋은 일이 많이 생기니까, 좋은 공장이죠. 개그맨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너나 할 거 없이 달려드는 게 있었는데, 요즘은 약간 망설이는 거 같아요. 그럴 때 '우리도 이제 연예인이구나'는 생각이 듭니다."(김원효)

"제가 너무 선배라서 그런지 살벌하다는 느낌까지는 안 들어요. 사실 제가 '개그콘서트' 출연자 서열 4위정도 돼요. 박성호 김준호 김대희 선배 다음이 바로 저에요. 하하하. 이전에 '개그콘서트'에서 잘 된다고 하면 인지도 얻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광고도 하고 방송 출연도 하잖아요. 부와 명예를 얻는 곳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개그맨들도 열심히 해야죠."(정명훈)

김원효와 정명훈은 앞으로 꾸준히 '개그콘서트'를 통해 개그맨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개그콘서트' 외에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어떤 코너를 만들어 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의 평가에 따라 코너의 흥행이 결정됩니다. 예전에 '개그콘서트'의 감독님이 ''개그콘서트'는 식탁론이다' 고 하신 적이 있어요. 연령층 별로 좋아하는 음식이 다양한 것처럼 다양한 개그 장르를 골라 드셨으면 해요."(김원효)

"앞으로 떠나도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하면서 떠날 생각입니다. 결혼도 하고 싶고요."(정명훈)

김원효와 정명훈이 '어르신'을 계기로 개그계에 새로운 콤비로 활약하게 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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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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