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베드신 처음..고소영 '꼭 해야돼?'"(인터뷰①)

영화 '위험한 관계' 옴므파탈 장동건..."중국어 연기, 그 분 잠시 왔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10.03 10:4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장동건 ⓒ이동훈 기자


'불혹의 귀요미'는 어느새 싸늘한 옴므파탈이 됐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한껏 달콤 지수를 높였던 장동건은 11일 개봉하는 새 영화 '위험한 관계'(감독 허진호)에서 또 한 번 변신을 꾀했다. 어느 여자건 마음을 뺏고 마는 자신만만한 남자가 돼 위험한 게임에 나선다. 잘생긴 얼굴을 과시하는 데 그토록 인색했던 미남 배우가 드디어 물을 만났다.

'위험한 관계'는 18세기 프랑스 소설이 원작이지만 이미 국적을 넘어 수차례 영화화된 작품. 명배우 존 말코비치가, 영국의 연기파 콜린 퍼스가, 미남스타 라이언 필립이, 욘사마 배용준이 그 자리를 거쳐 갔다. 고 장국영이 탐을 내던 역할이었단다.


장동건에게는 1930년대 중국 상하이라는 배경이 주어졌다. 100% 중국어 연기를 펼쳐야 했다. 피범벅으로 절규하던 남성미의 화신들이 싫증났던 그는 기꺼이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장동건은 낯선 공간과 언어에 쏙 녹아들었다. 여인의 마음을 제멋대로 주무르던 남자의 위악 가득한 미소에 금이 가는 순간, 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가 보인다.

-중국어로 연기를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텐데.


▶중국 개봉 버전은 중국 성우가 더빙을 했다. 성우 목소리가 비슷하더라.(웃음) 한국 버전은 제 목소리대로 나간다. 동시녹음을 할 수 없었던 것들은 직접 더빙을 했다. 중국은 더빙이 익숙하고 또 워낙 잘 돼있다. 광둥어를 쓰는 양조위도 북경어를 쓸 땐 다 더빙을 한다더라.

-허진호 감독은 천재라고 했다는데. 어떻게 그 많은 대사를 소화했나.

▶사실은 저도 깜짝 놀랐다. 그게 되더라. 촬영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제의를 받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어를 해야 한다고 했으면 자신 없어 못했을 것 같다. 더빙을 해도 된다기에 편하게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하루 이틀 하다 보니 욕심도 생겼다. 한국말로도 해봤는데 오히려 더 어색했다. 문제는 밤새 외운 대본이 아침에 바뀔 때였다. 막상 닥치니 집중력이 생겼는지 그게 되더라. 그 분(?)이 잠시 왔다간 것 같다.(웃음)

-어떻게 출연을 결심했나. 시점으로 보면 '마이웨이' 이후고 '신사의 품격' 전이다.

▶스스로에게 싫증이 났을 때였다. '마이웨이'라는 대작을 무려 9, 10개월 했다. 그런 작품을 하고 나면 결핍감 같은 게 생긴다. 대작은 태생적으로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봐야 하는 영화가 된 달까. 주인공을 하게 되면 보편적인 감성과 연기를 따라가기 마련이 된다. 그러고 나면 디테일한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이 목마르다. 그런 심리적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과거에도 '로스트 메모리즈'를 한 뒤에 '해안선'을 했었다. 원작이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캐릭터도 표현할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또 허진호 감독님이 한다고 하니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image
배우 장동건 ⓒ이동훈 기자


-원작이 같은 다른 작품들을 봤나. 부담도 생겼을 법 한데.

▶'스캔들'은 개봉 당시 봤지만 다른 작품은 기억을 못했고 일부러 안 봤다. 선입견이 생길까봐. 시나리오만 봤을 땐 더 어두운 마성의 카리스마를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전작과 차별을 둘 겸 유쾌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 캐릭터가 좀 잡힌 뒤 영화를 봤는데 존 말코비치, 콜린 퍼스, 라이언 필립 등 당대 명배우들이 연기를 하다 보니 부담이 됐다. 하지만 촬영한 뒤라 그런지 차별화된 캐릭터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안도감도 들더라. 중국 기자들은 장국영이 이 역할을 굉장히 하고 싶어 했다고 하더라. '더 잘해야겠구나' 하고 부담이 더 생겼다.

-베드신 연기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수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사실 처음이다. 키스신 말고 뭐가 더 있었던 게. 수위는 애초 정하지 않고 찍으면서 맞는 감정을 생각해서 했다. 사실 중국 관객이 첫 번째 관객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에 맞게 수위 조절이 된 거다. 베드신을 기피한 건 아니고 그런 장면이 나올 영화가 없었다. 남자 영화를 주로 했고 여배우가 상대였던 적이 최근 별로 없었으니까. 여전히 낯설긴 하다.

-첫 베드신인 줄은 몰랐다. 아내 고소영은 신경 쓰지 않던가.

▶완성된 작품은 아직 못 봤지만 시나리오는 먼저 봤다. '꼭 해야돼?' 그러더라.(웃음) 나는 '허진호 감독님이 하시잖아' 하면서 수위에 대해서는 안심을 시켰다.(웃음) 물론 그 다음엔 별 얘기 없었다. 캐스팅 등은 상관이 없었다.

-임자 있는 몸이 되니 연기하면서 달라지는 게 있던가.

▶임자 있는 몸도 그렇지만 아이가 신경 쓰일 때가 있다. 러브신 촬영할 때 문득 '애가 볼 텐데' 하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더라. (웃음)

<②에 계속>

image
배우 장동건 ⓒ이동훈 기자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