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서울광장서 '한국스타일!'..7만말춤 진풍경(종합)

전세계 관심 속 대규모 인파 집결..월드컵 열기 방불

박영웅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2.10.0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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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제공


"꿈의 무대에 서다니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4일 오후 10시 서울시청 앞 광장. 노래 하나로 일약 '월드 스타'로 거듭난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가 7만 시민 앞에서 감사인사를 전했다.


팝의 본고장 미국과 영국 음악차트 정상은 물론, 전 세계 10개국 차트 1위에 오르며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데뷔 12년차 싸이가 한국에서 기쁨을 나눴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와 마련한 '서울스타일 콘서트'. 지난 9월25일 귀국해 그간 바쁜 스케줄을 보낸 그가 열린 공간에서 팬들을 대상으로 야외에서 갖는 첫 콘서트다.

이번 공연을 전방위로 지원한 서울시 측은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서울 광장 주변의 교통을 통제했다. 또 올해 한류 활용 마케팅 예산으로 책정된 10억 원 중 무대 설치비용 등으로 4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음악사에 대기록을 세운 싸이의 시청 콘서트는 감동과 흥이 교차한 2시간으로 꾸며졌다. 이날 공연장에는 AP통신, 영국 로이터 통신 등 전 세계 유력 매체의 취재진 700여 명이 몰려들었고, 마치 월드컵 분위기와도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

여전히 육중한 몸매에 기름진 무스머리 차림으로 유쾌하게 등장한 싸이는 데뷔 12년차 내공을 뽐내며 여유롭게 공연을 지휘했다. 싸이가 소리치고 몸을 흔들자 시청광장도 들썩였다. 팬들의 손에 쥐어진 야광봉도 크게 요동쳤고, 공연장 일대는 그야말로 '싸이월드'를 연출했다. 수많은 인파가 "싸이"를 외치며 공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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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사진=뉴스1 제공


애국가가 울려 퍼진 가운데 당당하게 등장한 싸이는 거대한 폭죽 속에 '라잇 나우' '연예인' 등을 연달아 부르며 공연을 포문을 열었다. 금세 분위기도 고조됐다.

이날 싸이는 첫 무대를 선보인 뒤 "여기에 있는 모두들 립싱크 없이 전원 다 한 목소리를 내자. 뛰자 대한민국!"이라고 외쳤다. 이어 "객석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관객들 중 중장년층과 어린 나이의 관객들이 많아서 매우 놀랐다. 외국 관객들도 보이니 반갑다"라며 영어로 간단한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싸이는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앞세워 '흔들어 주세요' '새' '나 이런 사람이야' '아버지' '위 아 더 원' '예술이야' '붉은 노을' 등 15여 곡을 줄기차게 쏟았다. 특유의 경쾌한 무대가 펼쳐지자 팬들과 싸이는 모두 열정적인 자세로 화답했다.

이날 본 공연은 오후 10시에 예정되어 있지만, 이미 3시간 전부터 국내 팬고 각국에서 온 3만여 팬들이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워 '월드 스타'의 위엄을 실감케 했다.

이날은 미국 빌보드 차트 순위가 발표된 날. 앞서 빌보드 1위를 달성할 시 상의를 탈의한 채 콘서트를 열겠다고 공약을 내건 싸이는 아쉽게도 2위에 머물렀지만 그간 뜨거운 성원을 보내준 국내 팬들에 감사하는 마음에서 이 공연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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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사진=뉴스1 제공


싸이는 시청광장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이날 공연의 감격스런 소감도 재차 전했다.

그는 "사실 이 장소는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난 2002년에도 응원을 하던 중 떠오른 노래가 '챔피언'이었고 2006년엔 '위 아 더 원'이라는 노래였다"며 "사실 온 국민이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가수들이 모여서 하는 꿈만 같은 무대인데 이곳에 단독으로 서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오늘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 이런 무대를 갖게 마련해주신 서울시측에 감사드리고 경찰 분들과 많은 분들이 쉬지 못하고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 꿈에 무대에 서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전했다.

싸이는 경쾌한 무대 뿐 아니라 감동 어린 무대도 선사했다. '아버지'를 부를 땐 또박또박 랩을 내뱉어 진한 진심을 전하는가 하면, 다양한 장르도 넘나들며 관객의 흥을 유도했다. '위 아 더 원'을 부를 땐 월드컵 때의 생생한 분위기도 떠올리게 했다.

다양한 세대들도 공연을 즐겼다. 20대 젊은이들부터 백발의 건장한 할아버지까지, 그리고 다정하게 손을 꼭 잡은 중년 부부들도 하나 둘씩 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한데 모였지만 금세 하나가 됐다.

싸이는 "다들 아시다시피 그간 가수 인생이 평탄한편은 아니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대에 못 섰던 날도 많았다. 항상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 정말 이 무대에 다시 세워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저 한국에서 사는 두 아이를 가진 뚱뚱한 사람입니다 저를 사이로 만들어주셔서 온몸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공연의 분위기에 감격한 듯 소주병을 들고 "이런 분위기에선 안 마실 수가 없다"며 술을 마시며 자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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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마지막 무대는 세계를 열광시킨 '강남스타일'의 차지였다. 싸이는 "저를 12년 만에 전성기를 가져다준 그 노래, 보여 드리겠다"며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이 무대가 펼쳐질 때는 다양한 세대가 하나가 됐다. 20대 젊은이들부터 백발의 건장한 할아버지까지, 함께 말춤을 추며 미소지었다. 7만 팬이 단체로 춤을 추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서울 시청광장은 거대한 합창과 함께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공연의 마지막 무대인 만큼 특별했다. 싸이는 팬들에 1절을 맡긴 후 빌보드 1위를 달성할 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상의탈의' 공연을 실천했다. 싸이는 셔츠를 벗어던지고 보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팬들과 함께 피날레 무대를 꾸몄다.

미국에서 온 카일 잰더(29) 씨는 "유튜브를 통해 싸이를 처음 알게 됐다. 싸이를 직접 보면서 말춤을 추게 되나니 너무 흥분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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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사진=뉴스1 제공


금의환향한 그의 이번 공연에는 월드컵 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공연장 부근 식당과 커피숍은 물론 광장과 마주한 프라자 호텔 로비도 북적였다. 한 시민은 "월드컵 응원 열기만큼 뜨거웠던 공연이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싸이의 젊은 음악은 명랑하면서도 깊은 내공을 뿜어냈다. 이 모든 공연은 전 세계에도 퍼졌다. 공연은 서울시 소셜 방송 '라이브 서울'을 통해 단독 중계했다.

이날 지칠 줄 모르는 무대매너와 흥겨운 댄스무대를 보여준 싸이는 공연 내내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풍부한 레퍼토리로 '국민가수'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댄스, 록, 발라드까지 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딴따라 싸이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정말 즐거웠습니다." 월드스타 싸이는 국내 팬들에 거듭 감사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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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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