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슬옹·윤두준·김재중..2012 연기돌 성적표③

[★리포트]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2.12.26 11:40
  • 글자크기조절
image


가수가 연기를 한다는 것이 놀라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지금은 '연기돌'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그만큼 많은 아이돌 스타들이 연기에 도전했고 지금도 그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스크린에는 '건축학개론'의 수지를 시작으로 '연가시'의 김동완, '26년'의 임슬옹, '돈 크라이 마미'의 동호, '자칼이 온다'의 김재중 등 많은 아이돌들이 활약했다. 코미디는 물론 멜로에 재난영화까지 장르도 다양하고, 여대생부터 성폭행범까지 캐릭터도 각양각색이었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만큼 관객들의 평가도 천차만별이었다. 올해 스크린 연기돌 중 연기 갑(甲)은 누구였을까?

원조는 다르다, '연가시' 김동완

연기돌도 역시 원조는 다르다. 1세대 아이돌이자 국내 최장수 아이돌인 신화의 김동완은 올해 '연가시'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004년 '돌려차기' 이후 8년 만이다.


형 재혁(김명민 분)을 도와 변종기생충 연가시 치료제인 윈다졸을 찾아 헤매는 재필 역을 맡는 김동완은 형사라는 직업답게 영화 속을 종횡무진 했다. '연기본좌' 김명민과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꽤 높은 비중에도 무난히 재필 역을 소화했다.

흥행 성적도 놀라웠다. '돌려차기'로 4만 관객을 모았던 그는 '연가시'로 450만 관객을 모았다. 5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광화문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팔굽혀펴기를 하겠다던 김동완의 공약을 보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다.

국민 첫사랑, '건축학개론' 수지

KBS 2TV '드림하이'로 연기를 시작한 미쓰에이의 수지. 드라마가 방송될 당시에는 부정확한 발음과 한결같은 표정으로 연기력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랬던 수지가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스무살의 서연을 연기한 수지에게는 딱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아이 같은 순수함과 당돌함이 있었다. 물론 소름끼치는 연기력이 필요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러나 수지의 귀여우면서 청순한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이 주는 시너지는 상당했다.

이 정도면 합격점, '26년' 임슬옹

임슬옹의 스크린 데뷔는 조금 특별했다. 정치적 외압에 의해 4년 동안 제작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26년'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만으로도 임슬옹의 스크린 데뷔는 화제를 모았다.

광주민주항쟁 당시 누나가 죽어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 본 정혁을 연기한 임슬옹은 복수를 꿈꾸면서도 직장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MBC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 보여준 능청스럽고 코믹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였다.

영화 '26년'에서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영화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무난한 연기를 보여준 임슬옹, 이만하면 합격점을 줄만 하다.

캐릭터가 아쉽다..'자칼이 온다' 김재중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와 MBC 드라마 '닥터 진'으로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재중. 영화 '자칼이 온다'는 한류스타 김재중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자칼이 온다'는 김재중을 웃기지도, 멋지지도, 개성 있지도 않은 어중간한 인물로 만들어버렸다.

관객들은 '자칼이 온다'를 통해 제대로 망가진 김재중의 매력을 보길 기대했지만 영화 속 톱스타 최현은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 맞고, 협박당하고, 심지어 자신보다 19살이나 많은 김성령과 키스신까지 했지만 영화는 혹평과 함께 소리 없이 막을 내렸다.

좀 더 노력 하세요 '돈 크라이 마미' 동호

영화 '돈 크라이 마미'를 본 많은 관객들이 유키스의 동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리거나 눈살을 찌푸렸다. 딸을 잃은 엄마 유선이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심각한 장면에서 동호의 "살려 주세요"는 무미건조하고 어떠한 긴장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사와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유선의 딸 남보라를 위기에 몰아넣는 중요한 역할이었기에 동호의 연기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는 더욱 냉정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돌임에도 성폭행범 역할에 도전한 그의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연기는 아쉽지만 액션은 100점, '회사원' 김동준

올해 제국의 아이들 멤버들의 연기도전이 줄을 이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대세로 떠오른 임시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의 황광희와 함께 '한가인 닮은 꼴'로 유명한 김동준도 영화에 도전했다.

첫 연기이기 때문일까. 김동준이 연기한 살인청부회사의 아르바이트생 라훈은 다소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초반에 보여주는 액션신 만큼은 수준급이다.

'가문5'의 아이돌 3인방 윤두준·광희·손나은

MBC 시트콤 '몽땅 내 사랑'으로 연기에 도전했던 윤두준이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을 통해 영화에서도 도전장을 냈다. 윤두준과 함께 제국의 아이들의 황광희, 에이핑크의 손나은도 '가문의 영광5'에 함께했다.

쓰리제이가의 장손 장영민을 연기한 윤두준은 그나마 분량이 꽤 있지만 그저 인상 쓴 표정으로 일관하고, 황광희는 특유의 하이톤의 목소리로 윤두준에게 시비를 걸 뿐이다. 대사가 몇 마디 되지 않는 손나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연기력을 논하기에는 영화 속 비중이 적은 세 사람, 다음 작품에서는 제법 '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