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잘 나간 韓영화..어떤 ★이 빛났나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12.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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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이병헌 김윤석 김혜수/전지현 류승룡 하정우/이선균 송중기 박보영/김민희 수지 이제훈/임수정 조민수 김고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2년 한국영화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사상 최초로 1억명 넘는 관객이 한국영화를 관람했고, 연말까지는 1억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2년은 사상 최초로 2편의 1000만 영화가 탄생한 해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서 가장 빛난 별들은 누가 있을까. '1000만의 주역'부터 '첫사랑의 얼굴들'까지, 하나하나 짚어봤다.

◆1000만 주역…이병헌 전지현 김윤석 김혜수


올해 탄생한 2편의 1000만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과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의 주역을 빼놓고 어떻게 올해의 '별'들을 이야기할까.

올여름 1000만 신호탄을 쏜 '도둑들'은 화려한 스케일과 박진감, 스타군단으로 먼저 관객을 홀렸다. 믿음직한 도둑 군단의 리더 김윤석, 카리스마 넘치는 금고털이 김혜수는 신뢰의 이름이었다. 묵직하게 이야기를 이끈 김윤석은 등산용 줄 하나에 의지해 건물 벽을 오르내리는 액션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놨고, 김혜수는 여전한 여성미와 존재감을 과시하며 이야기의 축을 떠받쳤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줄타기 전문가로 등장, 11년만에 '엽기적인 그녀'의 굴레를 떨쳐버린 전지현이야 두말할 것이 없다.

'광해'는 탄탄한 이야기와 정제된 구성의 웰메이드 팩션 사극이었다. 그 중심에는 흔들리는 왕 광해와 인간미 넘치는 천민 하선을 오간 이병헌이 있었다. 생애 최초로 사극에, 그것도 첫 1인2역에 도전했지만 역시 이병헌은 이병헌이었다. 그는 독살 위협에 시달리는 왕의 불안과 왕이 된 천민의 좌충우돌 코미디, 묵직한 정치 풍자를 자유자재로 그려내며 당당히 1000만 영화의 주역으로 올라섰다. '광해'는 비수기 시즌 탄생한 최초의 1000만 영화이기도 했다.


◆멀티 히트메이커…류승룡 하정우 이선균

비록 1000만 영화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여러 영화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주목받은 스타들도 있었다. 이름하여 멀티히트메이커, 다시 말해 충무로의 신 대세들이다.

성인용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감독 민규동)에 이어 '광해'에도 출연하며 다재다능한 캐릭터 소화력을 뽐낸 류승룡은 첫손에 꼽히는 멀티히트메이커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어림없는 외모에도 현란한 화술과 기술로 여심을 사로잡는 마성의 카사노바 장성기로 폭소를 자아내더니, '광해'에서는 왕의 남자 허균으로 등장해 묵직하게 극을 이끌었다. 지난해 '최종병기 활'로 최고 흥행작의 주역에 오른 데 이은 2년 연속 맹활약이다.

하정우의 활약 역시 이에 못지 않았다.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자랑하는 그는 공효진과 함께한 개성만점의 러브스토리 '러브픽션'(감독 전계수)을 성공시킨 데 이어 윤종빈 감독과 다시 손을 맞잡은 박력 넘치는 80년대의 자화상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내놓았다. '러브픽션'에서는 입만 살아있는 찌질이 궁상 작가였다면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말 그대로 살아있는 카리스마의 조폭 두목이었다. 여기에 리얼버라이어티 못잖은 여행기 '577 프로젝트'까지, '하정우 대세론'은 유효했다.

멀티히트메이커를 말할 때 이선균 역시 빠질 수 없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누비는 그는 올해에도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 헤매는 남자로 분한 가슴 저릿한 스릴러 영화 '화차'(감독 변영주), 아내의 진가를 뒤늦게 알게 되는 소심한 남편이 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조금씩 성장해가는 응급외상의학과의 인턴으로 분한 드라마 '골든타임'까지. 작품의 전면에 부각되지 않으면서도 든든히 극을 이끌며 주위 사람까지 돋보이게 하는 이선균의 저력은 여전했다.

◆첫사랑의 얼굴…수지 이제훈 박보영 송중기

'첫사랑 신드롬'은 올해 영화계의 대표 키워드였다. 전반기의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 후반기의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이 2012 멜로의 부활을 이끌었다. 동시에 영화를 이끈 맑고 고운 첫사랑의 얼굴들도 함께 떠올랐다.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 승민과 서연의 대학시절 풋사랑을 그려낸 이제훈과 수지는 여심과 남심을 고루 사로잡은 첫사랑의 얼굴들이었다. 좋아한다는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첫사랑들을 떠나보내고 만 이제훈과 수지의 풋풋한 매력을 어찌할까. 이제훈은 지난해 '파수꾼'과 '고지전'에 이은 활약으로 충무로의 신성임을 재확인했으며, 수지는 첫 영화부터 대박을 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역시 자리매김했다.

'건축학개론'의 410만 멜로 신기록을 갈아치운 700만 흥행작 '늑대소년'은 복고에 더한 판타지 로맨스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신비로운 늑대소년이 돼 사랑스러운 애완남, 강렬한 짐승남 두 가지 매력을 발산한 송중기는 2012 하반기 신드롬의 주역이 됐다. 투명한 얼굴로 10대부터 노년까지 뭇 여성들을 감정이입 시킨 박보영의 매력 또한 이에 못지않았다. 실제 커플 뺨치는 러브 케미컬 지수는 두 사람의 시너지를 더욱 드높였다.

◆새로운 발견…김민희 임수정 조민수 김고은

2012년에는 강렬한 캐릭터 연기로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스타의 재발견이 이어졌다. 무섭게 떠오른 신예도 있었다. 관객에게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안긴 주인공들이다. 그 이름을 돌이켜보면 올해 유난히 돋보였던 여배우들의 활약상을 실감하게 된다.

'화차'의 김민희는 새로운 발견의 포문을 연 배우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지우고 남을 집어삼킨 여인이 돼 자본주의의 참혹한 자화상을 그려냈다. 동시에 그 인물에 김민희이기에 가능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아름답지만 위험했다. '피에타'(감독 김기덕)의 조민수 역시 그랬다. 김기덕 감독은 그녀를 가리켜 "흑발의 마리아"라고 찬사를 보냈다. '피에타'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긴 베니스영화제 조차 그녀의 여우주연상 불발을 아쉬워했을 정도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은 과감한 변신으로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온 세상이 불만투성이인 까칠한 유부녀는 청순미의 화신이나 다름없던 그녀에게서 떠올리기 힘든 캐릭터였다. 그러나 과감히 도전한 임수정은 전에 없던 캐릭터를 자신에게 덧입히는 데 성공했다. 영화 역시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했다.

'은교'(감독 정지우)의 김고은은 올해의 신인이라 할 만하다. 저도 모르게 노시인의 뮤즈가 된 발칙한 여고생으로 분한 그녀는 신인답지 않은 과감하고도 절제된 연기를 펼쳤다. 각종 신인여우상이 그녀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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