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매력만점 독신남 동호회 떴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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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남자들의 가감없는 실생활, 당당한 솔로 예찬은 2번 봐도 흥미진진했다. 3번 봐도, 4번 봐도 즐거울 것 같다.

MBC '나 혼자 산다'(연출 이지선)가 첫 방송됐다. 지난 설 연휴 '남자가 혼자 살 때'라는 제목으로 방송됐던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편성 된 뒤 처음으로 전파를 탄 것이다.


김태원, 이성재, 김광규, 데프콘, 노홍철, 서인국 등 멤버도 그대로. 기러기 아빠부터 40대 노총각, 20대 솔로까지 저마다 이유로 혼자 사는 여섯 명의 남자들은 카메라의 존재를 의식조차 않는 듯 솔직하고 담백하게 사람 사는 모습을 드러냈다.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사는 모습은 매한가지였다. 난데없는 방귀로 프로그램 정규편성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이성재는 여전히 생리현상에 솔직했고, '홈쇼핑 마니아' 김광규는 채팅 와중에도 홈쇼핑에서 눈을 떼지 못했으며, 아수라장이던 서인국의 방은 여전히 너저분한 모습으로 주인을 맞았다.

용기있게 또 담담하게 카메라 앞에 선 이들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건 제작진의 몫이다. 출연진의 캐릭터에 전혀 손을 대지 않는 대신 약간의 장치를 더했다. 이들 '혼자남'들은 서로를 회원님이라 부르며 같은 시간 채팅을 하고, 출연 프로그램이 폐지된 김태원을 위로하겠다며 노홍철의 집에서 첫 번개 모임을 가졌다.


마구 이야깃거리가 쏟아져 나왔다. 외로운 남자 이성재는 불타는 금요일, 다른 '혼자남'들이 모두 채팅방을 떠나려는 데도 채팅에 집착했다. 일요일 번개에 나서게 된 데프콘은 "그냥 집에 있고 싶다"며 나가기 싫어 한참을 서성였다. 노홍철 김광규는 "결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당당한 독신생활을 자축하며 이날 정규방송 첫 회를 마무리했다. 그 뒤에도 전과 같은 독신의 밤이 이어졌지만.

'나 혼자 산다'는 진솔하고도 담백했다. 어딘지 외롭고 처량해 보이지만 한없이 자유롭기도 한 남자들의 모습은 내내 흥미진진했다. 대화 주제도 거칠 것이 없었다. 간간이 폭소를 유발했으며, 무엇보다 진한 페이소스가 느껴졌다. 예능이 주목하지 않던 틈새에서 또 다른 웃음과 이야깃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발견한 셈이다.

'나 혼자 산다'고 당당히 외치는 여섯 '혼자남'들은 같은 프로그램의 출연진이라기보다 좋아서 모인 동호회 사람들을 연상시켰다. 개성만점 캐릭터에 동호회다운 으쌰으쌰 열기를 더했으니, 이 매력만점 독신남 동호회는 왠지 앞으로도 잘 될 것 같다. 일찌감치 자리 잡은 여섯 정회원들, 신입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살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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