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떨군 류현진.. 전력질주 안해 야유받아 '큰 공부'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3.04.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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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제공=OSEN


메이저리그에 공식 데뷔한 류현진(26,LA다저스)이 투구 이외에 다른 내용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6⅓이닝 동안 10피안타 5탈삼진 3실점(1자책) 무사사구를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피안타는 10개로 많았지만 위기에서 상대 타선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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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제공=OSEN


하지만 류현진은 정작 다른 부분에서 잘못해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홈팬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들었다. 바로 타격 후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것이었다. 상황은 6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류현진의 두 번째 타석.

류현진이 상대 선발 범가너의 3구째 공을 받아쳤다. 공은 3루 쪽으로 굴러갔고, 공은 3루수 바로 앞에 튀기는 다소 까다로운 타구였다. 순간적으로 다저스 홈팬들의 함성도 커졌다. 쉽지 않은 타구이기에 상대 3루수가 실책을 범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베테랑 3루수 산도발은 바운드를 잘 계산해 잡은 뒤 1루로 깔끔하게 송구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타자인 류현진이 3루 땅볼을 치자마자 설렁설렁 걸으며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것이다. 류현진은 타격 후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3루를 쳐다보는 등 전력 질주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최선을 다하지 않은 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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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6회 1사에서 3루 땅볼을 친 후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하지 않고 있다. 홈팬들의 실망 섞인 시선도 볼 수 있다. (사진=메이저리그 중계화면 캡쳐)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매운 홈팬들이 이 장면을 놓칠 리가 없었다. 심판의 아웃 판정이 나옴과 동시에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류현진에 대한 비난의 표현이었다. 일부 관중은 타격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류현진을 실망 섞인 시선으로 쳐다보며 아쉬워했다.

경기 후 류현진의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부분에 대한 미국 기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왜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류현진은 "굉장히 잘못한 부분이다. 최선을 다해서 뛰었어야 했다"면서 "공이 빚맞았고, 아웃이라고 생각해 투구에 집중하고자 했다. 체력 안배 차원이었는데 제가 잘못했다"며 따끔한 질책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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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제공=OSEN


계속해서 이 부분에 대한 현지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이 이어졌고, 심지어 그러한 것은 문화 차이 때문이냐는 질문까지 나오자 류현진은 저의 잘못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류현진을 향해 홈팬들은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자신의 타석에서 홈팬들이 보냈던 야유는 앞으로 류현진 스스로가 다시 한 번 곱씹어 봐야할 대목이다.

과거 삼성에서 뛰었던 양준혁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뻔히 아웃이 되는 땅볼을 치고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력 질주하는 이유에 대해 "옛날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지만, 내가 전력 질주하는 것을 팬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팬들은 비록 실력이 조금 부족할지언정, 최선을 다하는 선수에게 늘 감동하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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