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한 20대..후회없다"

인터뷰②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04.04 08:00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송혜교 ⓒ구혜정 기자 photonine@


-인터뷰①에 이어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속 송혜교(31)는 비단 연기력에서만 빛을 발하지 않았다. 익스트림 클로즈업에도 굴욕 없는 그녀의 미모는 오영에 대한 이해와 표현에 앞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조명감독 촬영감독이 워낙 잘 하신다. 현장에서 항상 감사했다. 저희도 모니터 보고 놀랐을 때가 많았다. 톤이나 영상 자체가 지금껏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느낌들이어서. 항상 조명감독님께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제 딴 작품 못한다고 하기도. 하하."

"'솜사탕 키스신', 찍을 땐 오글거렸죠."

송혜교의 미모가 새삼 감탄을 자아내면서 그녀의 과거까지 덩달아 화제가 됐다. 무려 13년 전 모습과 비교하며 "변함이 없다"는 반응이 줄을 잇기도. 이에 송혜교는 "'순풍 산부인과'때 사진만은 안 쓰셨으면"이라고 귀엽게 하소연했다.


"요즘에는 아무래도 기분 좋은 기사들이 많다보니까 찾아보게 되는데, '13년 전이나 다른 게 없다'고 하는 내용이 있는데 제 눈엔 다른 게 확 보이더라. 그때는 고등학교 때고 엄청 많이 먹을 때고 촬영 중에도 먹는 장면이 많아서 살이 많이 쪘었다. '순풍 산부인과' 때 사진은 좀 안 썼으면 좋겠다.(웃음)"

송혜교와 더불어 미남 배우 조인성과의 호흡으로 '그 겨울'은 거의 환상적인 비주얼을 자랑했다. 드라마 속 두 사람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지만, 정작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지낸 두 사람은 '오글거림'을 참지 않을 수 없었다고.

"조인성씨와는 2004년에 같은 소속사로 만나서 원래 아는 사이였다. 예전에는 술도 마시고 사석에서 많이 보고 편하게 지냈다. 작품하면 상대방과 친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엔 바로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너무 아니까 '솜사탕 키스신' 찍을 때 오글거려서 잘 못하겠더라. 인성씨가 워낙 분위기 메이커였다. 저도 평소엔 활달한 편인데, 이번 작품은 감정도 그렇고 외울 대사도 많고 좀 예민해 있었는데 인성씨가 고마웠다. 인성씨까지 다운됐으면 너무 어두웠을 것이다."

'그 겨울'은 작품성은 물론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잡았던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명장면으로 꼽히는 '솜사탕 키스신'이나 오영이 오빠 오수의 생김새를 손길로 어림잡아 보는 장면이 tvN 'SNL코리아'에서 패러디돼 또 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저한테는 그 장면이 정말 슬픈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후로 그 장면을 다시 봐도 하나도 안 슬프다. 이영자씨의 패러디를 너무 재밌게 봤다. 패러디 때문에 처음 나왔던 오영과 오수만의 느낌은 사라진 것 같다. 이제 저희가 찍은 장면이 나와도 다들 웃으시더라. 기억이 이영자씨와 신동엽씨의 패러디 쪽으로 더 치우친 것 보면 제 연기력이 부족했나보다. 하하. 저 같으면 몇 번 웃음이 터졌을 텐데 그렇게 웃긴 상황인데 진지하게 연기 하시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image
배우 송혜교 ⓒ구혜정 기자 photonine@


"예능? 기회 되면 출연해 보고파."

반대로 송혜교가 직접 예능에 출연해 웃음을 선사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그녀는 "'런닝맨'도 재밌게 보고 '무한도전'도 팬이다. 좀 더 가벼운 분위기의 작품이었으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에 기회 되면 나가보고 싶다"는 송혜교의 말이 기대를 자극했다.

송혜교의 말처럼 '그 겨울'은 가벼운 느낌의 드라마는 아니었다. 삶이 너무나 힘든 두 남녀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은 결말을 맺기 직전까지 시청자를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게 했다.

"다음 작품은 좀 가벼운 것을 하고 싶다. 또 다시 무거운 작품을 할 에너지가 없다. 이번에 너무 감정을 다 끝까지 빼낸 기분이어서. 또 감정을 빼놓으면 스스로에게도 안 좋을 것 같다. 로맨틱코미디도 좋고 영화 '노팅힐' 느낌의 로맨스물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다음 작품에서 달콤한 로맨스를 함께 하고 싶은 연기자는 누구일까. 조인성을 비롯해 그간 수많은 미남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왔던 송혜교가 고민 끝에 내어 놓은 답변은 박해일.

"박해일씨랑 작품을 같이 해보고 싶었다. 박해일씨가 나오는 작품은 거의 다 봤다. 얼굴은 말간데 연기하는 부분을 보면 거칠고. 좀 묘하다. 예전부터 박해일씨랑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image
배우 송혜교 ⓒ구혜정 기자 photonine@


"일도 사랑도 열심히 했던 20대, 후회없어."

영화와 드라마 속 송혜교의 로맨스라면 두 말 없이 믿고 볼 명작이겠지만, 현실에서의 송혜교는 '연기에 대한 의욕은 가득, 결혼은 귀찮게만 느껴지는' 열혈 커리어우먼이다.

"어릴 땐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귀찮다. 나와 친한 언니들이 다 노처녀다. 걱정하는 게 언니들이 노처녀의 길에 들어설 무렵 '다 귀찮다'고 했는데 제가 어느 순간 '귀찮아'하고 있는 것을 보더니 '큰 일 났다'며 긴장하더라. 지금은 누굴 챙기고 하는 것 자체가 귀찮다. 하하."

절정의 연기력이라는 극찬에 이제야 조금은 자신의 경험을 연기로 풀어내는 법을 알게 됐다고 고백하는 17년차 여배우. 10대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온 그녀에게 또 다른 삶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글쎄. 그 나이에 경험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 일도 사랑도 다 열심히 했고, 20대에 누릴 수 있는 것은 여느 여성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누렸다. 아쉬운 점이라며 오히려 그 시절의 예뻤던 모습이나 그때에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것이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