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여름, 왜 '15년'된 god인가

[길혜성의 뮤직 유니버스]②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4.07.0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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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유니버스' 2번째 시간. 그 주인공은 바로 god다.

1969년생 박준형, 1978년생 데니안 윤계상, 1980년생 손호영, 1981년생 김태우로 이뤄진 god. 1999년 1집과 2집을 동시에 냈다. '어머님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애수'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단번에 톱 아이돌그룹으로 떠올랐다. 2000년 3집의 '거짓말'과 '촛불하나'를 통해 드디어 '국민그룹'으로 자리했다.


god는 출발부터 당시의 기존 인기 아이돌그룹과는 달랐다. H.O.T와 젝스키스 등이 퍼포먼스에 큰 비중을 뒀다면, god는 듣는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

감성 발라드 '어머님께'와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는 물론 경쾌한 리듬의 '촛불하나'에서도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를 선보였다. god가 10대 팬을 넘어 20대 이상의 팬들까지 확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god는 2005년 정규 7집을 끝으로 더 이상 새 음반을 내지 않았다. 앞서 윤계상은 2002년 5집을 마지막으로 god 음반에 함께 하지 않았다.


윤계상의 연기자 전업, 멤버들의 군 입대 및 개별 활동 등이 9년 간, 완전체로는 무려 12년 간 god 새 음반을 만날 수 없었던 배경이다.

이랬던 god가 완전체로는 12년만, 새 음반으로는 9년 만에 마침내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god는 8일 0시 정규 8집 '챕터 8(Chapter 8)' 음원들을 공개했고, 타이틀곡 '우리가 사는 이야기'의 국내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필두로 수록곡 전체가 팬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20대 꽃미남들도 아니고 강렬한 퍼포먼스도 하지 않는 데뷔 15년을 맞은 god의 컴백에 왜 가요팬들은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 첫 번째다.

god는 이번에도 감성에 푹 빠져 '힐링'할 수 있는 음악을 들고 나왔다.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곡이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프로듀서팀 이단옆차기가 멜로디는 쓴 '우리가 사는 이야기'는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감성 발라드다. god이기에, god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노래다. god 멤버들은 특유의 애잔하면서도 힘 있는 보컬 및 랩으로 '우리가 사는 이야기'를 한 편의 감동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god는 수록곡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를 통해서는 god만의 경쾌함 역시 보여주고 있다.

god 8집에 대해 이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god에게 팬들의 원했던 것은 극적 반전이 아닌, 이전처럼 노래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것이었다.

god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오랜만의 새 앨범인 8집을 통해 자신들의 기존 강점을 다시 한 번 극대화 했다. 물론 사운드적 측면에서는 과거보다 훨씬 세련돼졌다. 즉, 본질을 바꾸지 않는 선에서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god의 성공적 컴백의 두 번째 배경으로는 팬들을 꼽을 수 있다.

god 팬들은 크게 "내가 바로 god 팬"이라며 '드러내놓은 팬'과 겉으로는 잘 밝히지 않지만 그들의 노래에 언제나 관심을 갖는 '드러내놓지 않는 팬'으로 구분할 수 있다.

드러내놓은 팬들의 god에 사랑은 요즘 인기절정의 아이돌 팬 못지않다.

10년 전인 2004년의 일이다. 윤계상이 god 6집에서 빠진다는 기사를 썼을 때다. 지금처럼 SNS나 스마트폰 등이 활성화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god 열혈팬들로부터 이메일 등을 통해 정말 많은 욕을 먹었다. '어떻게 감히 우리 오빠들의 중요 사안에 대해 논할 수 있냐고'. 물론 당시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쓴 기자 중에는 본 기자보다 더 심한 욕을 먹은 기자들도 많다. 돌이켜 생각하면 팬들에는 너무도 중요한 문제였기에 그 심정이 지금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god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컸는지도 새삼 알게 하는 대목이다.

드러내놓지 않는 god 팬들은 드러내놓는 god 팬들 보다 그 수가 훨씬 많을 수도 있다.

god 컴백 공연 개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나이와 성별 불문, 도처에서 기자에게 티켓 구입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 가수들의 공연과 관련, 이렇게 많은 연락을 받은 적도 드물었다. 이달 12, 13일 열릴 서울 공연 표가 순식간에 매진됐기 때문이다. 그들에 해 줄 수 있는 말은 "방법이 없다, 노래를 듣는 수밖에"였다. 그만큼 god의 드러내놓지 않는 god 팬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god의 컴백 관련 선 공개 곡들과 타이틀곡 등이 발표와 동시에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점에서도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god 멤버들의 주변에 대한 친근한 접촉이다.

god 멤버들은 한창 인기를 때도 스태프는 물론 자신들을 취재하는 기자들 및 방송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PD들에 살가웠다. 최근 god 측근에 확인해 본 결과, 이는 지금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요즘 몇몇 걸그룹 및 보이그룹 멤버들이 좀 뜬 뒤 스태프 및 미디어 등에 안하무인으로 대하는 것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god의 친근함은 그들에게 '독' 보다는 '득'이 될 때가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god의 성공적 컴백은 음악, 팬,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함께 하며 탄생됐다.

추신: god 역시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한 정훈탁 싸이더스HQ 대표,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 홍승성 큐브엔터테인먼트 대표, 정해익 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 대표, '육아일기'의 임정아 현 JTBC PD 등 고마운 사람들을 계속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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