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의 돌직구] 류현진, 6회말이 더 좋았다..교체 아쉬워

김소식 스타뉴스 객원 해설위원 / 입력 : 2014.10.0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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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류현진(27)이 부상으로 23일을 쉰 이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다저스는 1차전에서 최고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어이없는 투구 내용으로 9-10 대역전의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다저스는 2차전에서도 2-0으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한 이후 맷 켐프의 결승 솔로포로 극적인 3-2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을 1-1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3차전은 류현진의 부상이후 첫 등판, 그것도 적진 등판이란 점에서 우려가 많았다. 부상에 대한 정신적 부담감, 오랜만의 등판에서 오는 경기 감각 극복 등이 가능할지 염려스러웠다.

그래도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 이후 가진 첫 등판에서 류현진이 모두 호투했단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퀄리티스타트 3경기에 2승 1패, 평균자책점 1.26으로 좋았다. 특히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리를 경험하기도 했다. 여기에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어깨 상태가 대단히 좋다고 밝히기도 한 바 있어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류현진의 특기는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공을 적절히 배합하는 능력, 그리고 특유의 포커페이스로 흔들림 없이 타자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다. 하지만 이날 3차전 초반의 류현진은 눈빛이나, 입술을 축이는 모습 등에서 '천하의 류현진도 긴장을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64개의 공을 던지면서 투구수가 많았다. 투구 동작에서도 마지막 팔로스로우가 완벽했을 때의 제구력과 볼끝의 힘은 좋아보였으나, 힘이 들어간 듯한, 즉 팔로스로우가 끊어지는 경우에는 제구도 힘도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4회부터 6회까지는 투구수 조절에 성공해 32구만 던졌다. 완전히 안정권에 들어간 듯 했다. 특히 카펜터에게 홈런을 허용한 이후, 순간 주춤했던 분위기를 체인지업과 빠른공을 적절히 구사해나가며 반전시켜 오히려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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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판정에 아쉬움을 표하는 류현진. /사진=OSEN







정작 이날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류현진을 괴롭힌 것은 심판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이었다.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할 때 우타자의 몸쪽 가까이 던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강력한 자신감과 뛰어난 제구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특히 좌투수가 몸쪽 깊은 곳의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면 훌륭한 투수가 될 수 없다. 그만큼 좌투수의 몸쪽 공은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이날 구심은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7~8개 정도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렸다. 웬만한 투수들이라면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되는 상황이다. 이 장면에서 류현진역시 계속적으로 입에 침을 바르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전 다저스의 경우는 클린업트리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경우는 1~2번이 역할을 완수하면 비교적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클린업트리오는 이 역할을 완수하지 못했다. 팀에게도, 류현진에게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 부분이다.

여기에 마운드의 운영, 즉 투수교체 시점과 마운드를 넘겨받는 투수의 자질은 시즌 종료 이후에도 상당한 구설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2차전에서도 투수교체 시점에 대해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있기는 했지만, 이날 3차전의 류현진 교체 타이밍은 결론적으로 대단히 아쉬웠다.

1-1 동점을 이룬 이후 6회말에 류현진이 보여준 구위는 경기 초반보다 오히려 좋았다. 구속 역시 더 살아난 것으로 봤다. 빠른 공의 구속이 92~94마일(약 148~151km)을 기록했고, 커브의 각이나 속도 또한 대단히 예리했다. 슬라이더의 구속과 볼끝의 변화 역시 상당했다.

물론 감독의 입장에서는 류현진이 장기간 부상으로 쉬었던 선수인데다, 류현진의 팀 내 위상을 감안하면 교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투구수도 94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7회까지는 충분히 소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류현진에 대해 염려되는 점은, 최초의 부상들이 허리와 어깨근육 염좌, 엉덩이 근육 염좌, 발등 통증 등 전방위에 걸쳐 당한 부상이라는 점이다. 특히 강속구를 무기로 하는 투수에게 무엇보다 허리, 어깨의 부상이 잦다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더욱 더 조심하라고 반복하고 싶다.

야구나 영화는 감독게임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성공과 실패의 모든 책임이 감독에게 귀속된다는 의미다. 마지막까지 총력전을 전개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메이저리그의 위대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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