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 관전평] 벤 헤켄은 좀 더 던질만 했다

8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밴 헤켄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OSEN

야구를 인생의 축소 판이라고 한다.

예기치않는 사건들이 수없이 전개되는 각본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일차전의 관전평 마무리 언급으로 LG가 2차전에서도 어려운 경기가 예상 된다했다.

그 이유는 올해 최고의 좌완 투수 벤 헤켄이 넥센의 선발로 예고되어 있어 LG 좌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으리라 보았기 때문이다.

역시 벤 헤켄은 실망 시키지 않았다. 예상대로 뛰어난 제구력과 낙차큰 커브, 특히 제구력까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포크볼로 LG 타선을 1회 부터 3연속 타자 삼진으로 철저히 봉쇄했다


결론은 7⅓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3실점(2자책)의 역투. 투구수 91개. 하지만 벤 헤켄은 팀이 2-9로 크게 패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2회 벤 헤켄은 첫 실점을 허용했으나 3회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4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는 위력투를 펼쳤다.

5회. 선두타자 스나이더에게 안타를 맞은데 이어 손주인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벤 헤켄이 직접 잡은 뒤 1루로 던졌으나 다소 강하고 높아 세이프가 됐다. 이어 최경철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2,3루 위기서 오지환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스나이더가 홈으로 쇄도, 득점에 성공했다. 접전이었으나 박병호의 홈송구를 넥센 포수 박동원이 공을 놓쳤다.

그러나 다시 벤 헤켄의 호투가 이어졌다. 6회 벤 헤켄은 선두타자 황목치승과 후속 박용택을 모두 1루 땅볼로 유도한 뒤 이병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7회에는 이진영을 1루 땅볼로 유도한 뒤 손주인과 스나이더를 삼진 처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벤 헤켄은 선두타자 최경철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오지환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한 뒤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한현희에게 넘겼다.

교체당시까지 벤 헤켄의 투구 내용과 구위는 여전했다. 투구수 91개도 여유가 있었다. 한마디로 위기를 감지할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다음 타자는 이날 대결에서 한개의 안타도 기록 못한 정성훈 이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벤 헤켄을 내렸다.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이어 등판한 한현희는 긴장된 탓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않는 투구로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고 1차전서 호투했던 조상우를 재차 투입하는 무리수를 두었지만 조상우 역시 만루에서 스나이더에게 2루타를 맞는등 8회에만 6실점을 헌납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넥센은 충분히 강한 팀이다. 한국 시리즈에 진출해야겠다는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보다 편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라고 충고해주고 싶다.

반면 LG 선발 신정락은 시즌 20승의 다승왕 벤 헤켄을 상대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포수 최경철과 멋진 호흡을 이루며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스윙폭이 큰 넥센의 중심 타선을 절묘한 제구력과 뛰어난 볼 배합으로 무력화시키면서 포스트 시즌에서 선발 투수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서건창의 출루를 저지함으로서 넥센의 팀분위기를 다운시킨 것이 주효했다.

만약에 벤 헤켄의 투수 교체에 따른 대량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신정락 교체 시점 때문에 양상문 감독 또한 고민했을 것이다. 넥센으로선 중심 타자들이 사이드암 투수에게 약한 부분에 대해선 대비책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였다.

포스트 시즌에서 LG 포수 최경철의 활약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한 느낌이다.

포스트 시즌 공격 부분에선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고비 때마다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내고 다음 동작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유격수 오지환은 2차전에서도 팀 공헌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타석에서도 보다 차분한 자세로 경기를 폭넓게 생각하면 효율젹 타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넥센의 서건창 역시 1,2차전을 통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뭔가 보여주려는 조바심을 접고 마음을 비워야 팀도, 자신도 사는 길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