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몬스터, 빈틈투성이의 덜렁이 리더(인터뷰)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 /사진제공=더스타

◆랩몬스터 성장기

방탄소년단의 리더 랩몬스터는 아이돌로서는 드물게 언더그라운드에서 인정받은 실력파 래퍼다. MAMA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면 과연 신인이 맞나 의구심이 들 정도. 그가 이런 실력을 갖춘 것은 남다른 ‘음악 덕후’ 기질이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 랩퍼들의 영상을 즐겨봤어요. 그들이 아이팟을 쓰는 것을 보고 한눈에 반한 거에요. ‘저건 꼭 사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바로 어머니를 졸랐죠. 그 뒤로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어요.”

아이팟은 그가 랩을 좋아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늘 그와 혼연일체가 되어 붙어 다녔다. 공부할 때도 밥 먹을 때도, 자기 전에도 계속 음악을 들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메모장에 가사를 적기도 하고, 음성메모로 자신의 랩을 녹음하기도 한다. 공연장면을 담은 사진 수 천장도 값진 재산이다.

“이제는 아이폰이 제 보물이에요. 전화통화의 기능을 제외하고도 저한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어요.”


그리고는 다시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재밌는 가사가 생각난 것처럼 말이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경험

랩몬스터는 데뷔 전부터 쟁쟁한 선배들과 합동무대를 많이 만들곤 했다. 배치기, 블락비 지코, 시스타 소유 등 라인업도 상당하다. “배치기 형들과의 무대는 지금 생각하면 끔찍해요. 제가 너무 못했거든요. 돌출 무대에서 인이어가 그렇게 안 들릴 줄은 몰랐어요.” 실수가 많아 아쉬움만 남은 무대였다. “다른 가수와 처음 같이 만든 무대였어요. 노래방에 가면 배치기형들 노래는 꼭 부르곤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상징적으로 기억돼요.”

가장 의미 있는 무대로는 MAMA에서 펼친 블락비 지코와의 공연이라고 한다. MAMA는 랩몬스터가 꼭 서보고 싶던 꿈의 무대 중 하나였다. 그런 큰 무대에 올랐다는 성취감이 컸다. “그 동안 제 존재를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가 없었어요. 지코형과의 무대로 그 한을 푼 것 같아요.” 효과는 대단했다. 방송을 지켜본 대중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했고 아이돌 실력파 랩퍼 중 한명으로 기억하기 시작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보여준 씨스타 소유와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여자 보컬과도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는데, 얼마 전에 소원을 이뤘어요. 게다가 시스타의 소유라니, 꿈만 같았죠. 요즘 가장 핫한 여자 보컬이잖아요.”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계획중이다. 기회가 된다면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이 직접 선곡한 힙합곡으로 무대를 꾸며보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저희가 더 유명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에요. 그만큼 열심히 할거에요. 꼭 방탄소년단만의 이름으로 저희만의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무대에서 내려온 김남준

스케줄이 끝난 랩몬스터는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낼까. 20대의 평범한 청년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가수는 뭐 대단한 걸 할 것 같은데 잠을 자거나 각자 휴대폰 보거나. 이게 전부에요. 숙소에서는 정말 잠만 자요.” 그는 웹툰 마니아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거의 모든 웹툰을 보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30분 이상은 꼭 웹툰을 보는데 투자한다고 한다. “‘다이스’라는 웹툰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가사를 쓴 적도 있어요. 그 정도로 좋아해요.”

무대에서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지만 그는 빈틈투성이의 덜렁이이기도 하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입술이 터요. 팬들이 그걸 알고 립밤을 많이 선물해주시는데 거의 다 잃어버렸어요.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합니다. 정말 죄송해요.”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할 길은 좋은 음악으로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랩몬스터. “정말 좋은 곡을 많이 만들거예요. 방탄소년단은 제 이력서의 첫 글자에요. 이력서를 써보지는 않았지만 방탄소년단 출신, 소속 그게 제 처음이 될 것 같아요. 어디에 있더라도 제 이름 앞에 꼭 붙을 이름 방탄소년단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각오를 다지는 그에게서 진짜 ‘리더’의 모습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