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우리 얘기, 음악으로 만들었다"(인터뷰)

박한빛누리 기자 / 입력 : 2015.04.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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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이홍기 /사진제공=더스타


화보 촬영 현장에서 다섯 남자를 만났다. 듬직해졌다. 이제는 제법 남자 내음이 풍긴다. 장난기는 여전했지만 내면이 단단해졌음이 느껴졌다. 연애 이야기에도 얼굴이 빨개지지 않았다. 손사래를 치며 부정하지도 않았다. 거침없이 털어놨고, 간밤에 부딪혔던 소주잔과 숙취해소에 대해 서슴없이 이야기했다.

그 옛날, '아이돌 밴드'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기타를 튕기고 드럼스틱을 잡았던 이들이 어느새 이십대 후반이 되었다. 손가락 사이에 베긴 굳은살을 매만져주다가도 심혈을 기울여 쓴 가사에 선을 찍찍 그어가며 티격태격한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이번 앨범은 FT아일랜드의 '색깔'이 그대로 묻어나는 음악이다. 손이 가는대로 연주했고, 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썼다. FT아일랜드의 5집 앨범 'I Will',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자, 음반 얘기를 안할 수 없죠. 이번 다섯 번째 앨범 'I WILL'은 어떤 앨범인가요.

▶(홍기) 저희들의 소중한 첫 번째 ‘자식’ 같아요. 저희 1집이 명반이었다면, 그만큼 소중한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전곡 자작곡으로 처음 앨범을 내는 것이기도 해요. (종훈) 진심을 담았습니다. 마음을 담았어요. 흰 도화지부터 시작했고, 지금은 완벽한 틀이 만들어졌어요. 어딜 가나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재진) '이 앨범으로 인해서 앞으로 FT아일랜드의 행보가 바뀔 것이다'는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앞으로 만들 앨범의 기초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민환) 그전까지 앨범은 팬들이 아닌, 대중들을 팬으로 만들기 위한 곡이 많았어요. 항상 대중들을 보고 달려왔어요. 이번에는 저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앨범인거 같아요. (승현) 앞으로 나올 밴드에 대해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앨범이 아닐까 해요. 대중들도 그렇게 생각해줄 수 있는 앨범이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했나요?


▶(홍기) 여러 가지 장르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FT아일랜드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게끔 빠르고 강렬한 음악부터 분위기 있는 노래, 모던 락까지. 그만큼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나봐요.

-앨범명처럼 멤버들 각자 '~할 예정인 것들'이 있어요?

▶(종훈) 저는 연기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요식업을 해보고 싶어요. 요리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재진) 저는 건물을 짓고 싶어요. 1층에 커피숍, 지하에는 바, 윗 층은 임대사업을 할 생각이에요. (민환) 십년 안에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되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다섯 명 정도 낳고 싶어요. 남들은 일찍 결혼하지 말라고 말리는데, 저는 일을 빨리 시작해서 그런지 빨리 안정을 찾고 싶어요. (승현) 시간이 흘러도 FT아일랜드는 계속 하고 싶어요. 미사리 같은 데도 좋으니까 조그만 무대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본 조비처럼 영화도 하고 음악도 하는 만능엔터테이너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죠. (홍기) 저는 우리나라가 다양한 장르가 살아 숨 쉬는 가요계를 만들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밴드 음악이 많이 죽었잖아요. 모든 음악의 기본은 밴드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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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 사진제공=더스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승현) 일본의 군마현 이라는 곳에서 곡 작업을 했어요. 작은 방에서 가사를 쓰고 악기를 쳤죠. 숙소가 너무 좁아서 세 걸음이면 화장실, 현관문이에요. 손을 뻗으면 냉장고가 닿을 정도였죠. 좁고 허름해서 더 애틋했던 것 같아요. (재진) 조그마한 촌 동네라 놀 곳이 없어요. 그냥 방에서 곡만 썼어요. 근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민환) 저는 멤버들이 도착하기 4일전에 갔어요. 드럼 비트를 먼저 녹음 했어야 했거든요. 혼자 드럼을 치고 있으려니까 진짜 음악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홍기) 이 앨범이 원래 2014년 8월에 나오려던 앨범이에요. 이미 지난해에 준비를 끝냈는데, 각자 개인 활동 때문에 밀렸어요. 그래서 나중에 다시 녹음하려고 보니까 가사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새로 썼죠. 이렇게도 불러보고 저렇게도 불러보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이게 내 새끼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1년 4개월이라는 공백 기간 동안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홍기) 드라마를 두 편 찍고 영화를 한편 찍고 카메오에 출연하고 뮤지컬 공연하고 그랬어요. 정말 바빠서 작년 한해 통틀어서 겨우 며칠 밖에 못 쉰 것 같아요. (재진) 저는 활동을 안했어요. 공백이라고 안 느껴질 정도로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전에는 밴드 이외에 연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걸 버리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 수업도 다시 시작했어요. 결국 그게 노래에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승현) 운동도 하고, 연기레슨도 받고, 집에서 작곡도 했어요. 시간을 쓸데없이 보낸 것 같지는 않아요. 친구들도 많이 만나면서 힐링을 했던 것 같아요. (종훈) 저도 자기계발에 투자를 많이 했어요. 이제 20대 후반을 보고 있잖아요.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고, 어른이 되가는 준비과정을 겪은 것 같아요. (민환)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저는 멋진 도약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어요.

스타뉴스 더스타=박한빛누리 기자 today@mtstarnews.com / 사진 <더스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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