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만 만나는 임정우의 험난한 선발수업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05.0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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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정우. /사진=OSEN





이상화, 탈보트, 유희관, 김광현, 해커, 피가로, 니퍼트. 롯데 이상화를 제외하면 각 팀의 상위 로테이션을 담당하는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이다. 선발 수업을 받는 LG 트윈스 임정우가 올 시즌 상대한 투수들의 리스트이기도 하다.


임정우는 6일 잠실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다섯 번째 맞대결에 선발 등판했다. 앞선 6차례 등판에서 승리가 없었지만 이날 역시 낙관적이지는 않았다. 상대가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정우는 꿋꿋했다. 시즌 3패째를 떠안았지만 마운드에 있는 동안에는 니퍼트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1회 말, 시작부터 큰 위기를 맞았다. 대량실점의 고비를 1점으로 막으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연속안타와 볼넷 2개로 흔들리며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빼앗겼다. 1사 만루가 이어지면서 전날 1이닝 8실점의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았고 임정우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홍성흔의 총알 같은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가는 듯 했는데 유격수 오지환이 펄쩍 뛰어 올라 낚아챘다. 직선타로 처리되면서 임정우는 한숨을 돌렸고 김재환을 2루 땅볼로 잡아 1사 만루 위기를 단 1점으로 넘겼다.


2회부터는 호투를 이어갔다. 2회 말 정수빈에게 볼넷을 하나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3개는 깔끔하게 올렸다. 3회 말은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 역시 안타를 하나 허용했을 뿐 병살타를 유도해 세 타자만 상대했다.

임정우가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묶었지만 LG 타선도 1점으로 묶였다. LG가 6연패 중이었고 반드시 승리해야 했기에 이제 한 번의 위기라도 허용하면 임정우는 거기서 교체될 공산이 컸다.

5회에 어김없이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2사 3루에서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1, 3루에서 김현수를 상대해야 했다. LG의 상황에 여유가 있었다면 임정우는 기회를 더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임정우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결국 자신이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7차례 선발 등판하는 동안 각 팀의 에이스를 모두 만났고 득점지원도 없었다. 투구 내용도 결코 밀리지 않았지만 타선도 어려운 시기였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양상문 감독도 늘상 임정우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점수 차이가 여유 있으면 길게 던져보게 하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임정우의 등판 때는 경기가 타이트했다"며 아쉬워했다. 에이스만 만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한다. 지난 시즌은 선발 맛보기였다면 올 시즌 제대로 수업을 받고 있다. 팀 동료 장진용은 1승을 더하는 데 10년이 걸리기도 했다. 임정우가 시련을 이겨내고 진짜 선발투수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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