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천적' 유희관 완파..도화선은 '하위 타선'

잠실=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9.1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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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타자였지만 유희관 공략에 선봉장으로 섰던 롯데 손용석(왼쪽).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유희관을 완파했다. '천적' 격파의 도화선은 테이블세터도, 중심 타선도 아닌 하위 타선이었다.


롯데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9-7의 승리를 거뒀다. 짜릿한 승리의 중심에는 두산 선발 유희관을 격파한 하위 타선의 공이 컸다.

올 시즌 롯데 타자들은 유희관에게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내줬을 뿐더러, 16이닝 동안 단 6개의 안타를 때리는데 그쳤고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동시에 볼넷 1개를 얻어내는 동안 13개의 삼진을 당하는 등, 좀처럼 유희관의 느린 볼을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세 번째 맞대결에서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 중심에는 7~9번에 배치된 오승택, 안중열, 손용석이 있었다.


선발 이명우가 1회말 양의지에게 선제 스리런을 맞은 뒤, 롯데는 1회와 2회 유희관에게 안타 1개를 뽑아내는데 그쳤다.

이날 역시 유희관 공략이 어려울 것 같다는 예상이 조금씩 고개를 들던 무렵. 롯데는 3회초 공격에서 유희관으로부터 18이닝 만에 득점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선두 타자 오승택이 무려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안중열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 찬스를 마련했다. 그리고 9번 타자 손용석이 볼 1개를 걸러낸 뒤, 2구째 들어온 공을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켜 한 점을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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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에게 7실점째를 선사한 롯데 안중열(왼쪽). /사진=뉴스1





손용석의 적시타 이후, 1사 1, 2루 찬스가 이어졌으나 롯데는 손아섭이 아쉽게 병살타로 물러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이어 3회와 4회, 1점씩을 내줘 1-5로 끌려가게 됐다.

그러나 롯데는 5회초 공격에서 유희관을 상대로 단숨에 4점을 뽑고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세우는데 성공했다. 역시 도화선은 하위 타선이었다.

선두 타자 최준석이 좌월 솔로 홈런(비거리 135m)으로 한 점을 쫓아간 뒤, 롯데는 정훈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오승택, 안중열, 손용석이 유희관에게 연속 3안타를 뽑아내 또 한 점을 따라가는데 성공했다. 이어 계속된 1사 1, 2루 찬스에서 손아섭의 2루타, 김문호의 볼넷 이후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을 묶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위 타선에 집중 공략을 당한 유희관은 6회 볼넷 1개, 안타 1개를 맞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러나 롯데 하위 타선은 끝까지 유희관에게 악몽을 안겨줬다. 바뀐 투수 노경은을 상대로 오승택이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 찬스가 이어졌고, 여기서 안중열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유희관의 승계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동시에 유희관의 실점은 7점으로 늘어났고, 평균자책점은 3.06에서 3.31로 뛰어 오르게 됐다.

하위 타선의 활약 속에 리드를 잡은 롯데는 아쉽게도 7회말 2점을 내줘 동점을 맞게 됐다. 하지만 유희관을 두들긴 하위 타선의 활약 속에 끝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고, 길고 길었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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